▲ 임현규는 늘 흥분해서 경기를 망치는 경우가 잦았다. 이번엔 자기 거리에서 15분을 다 쓰며 판정승을 따냈다. ⓒ더블지FC 제공

[스포티비뉴스=장충체육관, 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에이스' 임현규(33, 팀 마초)가 4년 2개월 만에 승리의 기쁨을 맛보고 포효했다.

무조건 피니시 시켜야 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 프로 데뷔전 이후 경력 두 번째 판정승을 따냈다. 

임현규는 1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국내 신생 종합격투기 대회 '더블지FC 01(Double G FC)' 미들급 경기에서 전 원챔피언십 챔피언 이고르 스비리드(32, 카자흐스탄)에게 3라운드 종료 3-0 판정승을 거뒀다.

임현규는 2014년 9월 UFC 파이트 나이트 52에서 사토 다케노리를 TKO로 꺾은 뒤, 연패에 빠져 있었다.

지난해 9월 UFC 파이트 나이트 117에서 아베 다이치에게 판정패한 것이 옥타곤 3연패. UFC와 재계약에 실패하고 공백기를 가졌다.

1년 2개월 만에 복귀전에 나선 임현규에게 이번 경기는 큰 의미가 있었다. 8년 9개월 만에 미들급 경기였고, 10년 3개월 만에 한국에서 치르는 경기였다.

임현규는 케이지 중앙을 점령하고 잽으로 거리를 살렸다. 오른손 펀치를 장전해 놓고 스비리드가 나올 때 훅을 휘둘렀다. 초반 긴장해서 무작정 달려들던 과거와는 확실히 달랐다.

스비리드도 앞손인 왼손을 잘 썼다. 임현규의 잽에 위축되지 않고 같이 잽 싸움을 펼쳤다. 1라운드부터 두 선수의 얼굴이 붉게 물들어 갔다.

2라운드, 스비리드가 1라운드와 다르게 클린치 싸움을 걸었다. 임현규를 펜스로 몰아넣고 테이크다운을 노렸다.

임현규는 니킥이 있었다. 클린치에서 스비리드의 복부에 니킥 두 방을 꽂았고, 떨어질 때 펀치도 맞혔다. 스비리드의 코에서 피가 뚝뚝 떨어졌다.

임현규는 압박을 계속했다. 잽을 맞으면서도 원투 스트레이트를 뻗으며 전진했다. 레그킥을 섞으니 잽 적중도가 더 올라갔다.

키 189cm, 팔 길이 200cm의 임현규는 흥분해서 근거리 난타전을 펼치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잦았다. 이번엔 장기전을 바라보고 끝까지 자기 거리에서 싸우려고 노력했다.

3라운드, 스비리드의 클린치를 잘 막은 임현규는 압박하면서도 스비리드의 거리에 들어가지 않았다. 냉정하게 타격 포인트를 쌓아 갔다.

결과는 임현규의 3-0 판정승. 2006년 2월 스피릿MC에서 치른 데뷔전에서 판정승을 거둔 뒤, 무려 12년 9개월 만에 기록한 판정승이었다.

임현규는 복귀전에서 귀중한 승리를 보태고, 총 전적 14승 1무 7패가 됐다.

임현규는 "오랜만에 국내에서 경기를 뛰었다. 이겨서 너무 좋다"며 "체급을 올려서 하는 데 부담감이 있었다. 그래서 조금 소극적이었다. 다음에 더 멋진 경기 펼치겠다"고 말했다.

스리비드는 지난해 3월 한국에서 열린 배틀필드에 출전해 조 레이에게 리어네이키드초크 서브미션 승리를 따냈지만, 이번엔 패배의 쓴잔을 마셨다. 전적 10승 7패가 됐다.

더블지FC 01 결과

- 메인 카드

[헤비급] 양동이 vs 폴 쳉
양동이, 1R 2분 6초 파운딩 TKO승

[미들급] 임현규 vs 이고르 스비리드
임현규, 3R 종료 3-0 판정승

[라이트급] 홍성호 vs 김태균
김태균, 3R 종료 2-1 판정승

[페더급] 박충일 vs 강신호
강신호, 3R 2분 11초 암바 서브미션승

- 언더 카드(더 패션 매치)

[플라이급] 권민수 vs 박현성
박현성, 2R 종료 3-0 판정승

[밴텀급] 임정민 vs 곽원
임정민, 2R 2분 15초 레그시저초크

[라이트급] 김인수 vs 이훈석
이훈석, 2R 1분 18초 니킥-파운딩 TKO승

[웰터급] 김덕화 vs 양동균
양동균, 2R 39초 TKO승

[여성 아톰급] 박보현 vs 김혜선
박보현, 2R 종료 3-0 판정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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