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티스 블레이즈(27, 미국)가 케이지에서 고개를 떨군 횟수는 딱 한 번이다. 프로 데뷔 5연승을 달리며 승승장구, UFC에 입성한 블레이즈는 2016년 4월 새 직장 첫 경기서 연승이 끊겼다.
상대는 프란시스 은가누(31, 카메룬). 헤비급 유망주 대결로 주목 받은 매치에서 블레이즈는 2라운드 닥터 스톱 TKO로 쓴잔을 마셨다.
억울할 만했다. 주먹에 맞아 쓰러진 게 아니었다. 흐름이 팽팽했고 2라운드 중반 들어서는 주도권을 슬슬 거머쥐고 있었다.
하지만 찢어진 오른눈이 발목을 잡았다. 너무 많은 피가 흘렀다. 결국 2라운드 종료 공이 울리고 경기 불가 메시지가 레프리에게 전달됐다.
경기는 그렇게 은가누 승리로 끝을 맺었다.
데뷔전 패배 후 5승을 챙겼다. 제물로 삼은 명단에는 마크 헌트, 알리스타 오브레임 등 굵직굵직한 인사도 포함됐다. 타이틀 샷에 바투 접근했다.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이번 경기에서 블레이즈 목표는 명확하다. 옥타곤 첫 경기 패배를 안긴 은가누를 잡고 타이틀 전을 선물 받는 것이다.
UFC 헤비급 1, 2위 스티페 미오치치와 데릭 루이스가 차례로 챔피언에게 무릎을 꿇었다. 3위 블레이즈에게 기회가 왔다고 볼 수 있다. 이번 매치만 잡아낸다면 타이틀 샷 획득에 자기가 할 수 있는 노력은 다 한 셈이다.
하지만 재대결은 블레이즈 뜻대로 흐르지 않았다. 또 한 번 은가누에게 덜미를 잡혔다. 타이틀 전까지 꽤 먼 길을 돌아가게 됐다.
블레이즈는 24일 중국 베이징 캐딜락 아레나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41 메인이벤트에서 은가누를 넘지 못했다. 1라운드 45초 만에 펀치 TKO로 무릎을 꿇었다.
우리가 알던 은가누였다. '더 프레데터'가 돌아왔다. 은가누는 1라운드 20초쯤 블레이즈 측두부를 공략하며 다리 힘을 풀리게 했다.
블레이즈가 휘청휘청,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이후 은가누는 번개 같은 파운딩을 쏟아내며 리매치 분위기를 장악했다. 블레이즈가 어떻게든 손을 뻗으며 항전했지만 무의미했다.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스톱 사인을 고민하던 레프리가 망설임 끝에 제지에 들어갔다.
블레이즈는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참패였다.
4연승을 마감한 블레이즈는 커리어 2번째 쓴잔(10승 1무)을 마셨다. 958일 만의 패배. 같은 상대에게 두 번이나 무릎을 꿇는 수모를 당했다.
은가누는 연패 늪에서 벗어났다. 미오치치, 루이스에게 겪은 아픔을 블레이즈에게 확실히 풀었다.
통산 전적이 12승 3패로 바뀌었다. 커리어 전환점이 필요한 시점에서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보약이 될 승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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