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월드컵을 앞둔 5월 28일 온두라스와 A매치, 손흥민(13번)은 득점 이후 월드컵 출전이 사실상 어려운 김진수를 꼭 안아줬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울산, 이종현 기자/송경택 영상 기자] 그토록 뛰고 싶었던 '꿈의 무대' 월드컵. 김진수(26, 전북 현대)는 그 길목에서 두 번이나 무릎을 꿇었다. 부상. 그리고 또 부상. 

김진수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 출전에 앞선 5월 6일 J리그 경기 중 오른쪽 발목을 다쳤다. 회복이 더뎠다. 결국 박주호와 명단 교체되며 첫 월드컵 출전 도전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유력한 주전 왼쪽 풀백이었던 김진수의 이탈은 본인에게도 대표 팀에도 큰 타격이었다.

절치부심했다. 아직 나이는 어렸다. 그렇기에 기회는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김진수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 출전을 고대했다. 월드컵 출전을 위해 독일 분데스리가 생활도 정리하고 전북 현대로 이적했다. 꾸준히 출전해야 대표 팀에 발탁되고, 경기에 나설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전북 입단 이후 김진수는 경기를 꾸준히 뛰며 신태용 대표 팀 감독의 핵심 왼쪽 풀백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런데 또 부상이 찾아왔다. 이번에도 월드컵을 직전에 앞둔 북아일랜드와 평가전. 2018년 3월 24일이었다. 김진수는 전반 32분 상대 선수와 볼을 경쟁하다가 왼쪽 무릎 인대를 다쳤다. 신태용 감독은 사실상 발탁이 어려운 김진수를 6월 최종 발표까지 품었다. 두 차례나 월드컵 직전에 낙마한 김진수가 가진 마음의 상처가 클 것이라 예상했기 때문이다. 김진수는 또 그렇게 눈물을 흘려야 했다. 

▲ 2018년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북아일랜드와 경기에서 왼쪽 무릎 인대를 다친 김진수 ⓒ대한축구협회
▲ 빗속에서 열린 훈련, 김진수는 9개월 만에 복귀한 대표 팀 훈련에서 활기차게 움직였다. ⓒ연합뉴스

김진수의 재활은 오래 걸렸다. 7개월여 만에 K리그 경기에 나섰다. 10월 28일 수원 삼성과 K리그1 34라운드 경기. 후반 42분 김진수가 그라운드를 밟았다. 터치라인에 선 김진수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오랜만에 밟은 초록 그라운드와 팬들의 응원이 그리웠을 터. 김진수는 수원전 짧은 시간 뛰었고, 이어 울산 현대전에는 선발로 출전해 복귀 골까지 기록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이 이례적으로 격하게 칭찬했다. 

시즌 말미에 뛸 몸상태를 만든 김진수도 이번 소집에 대해서 별다른 기대감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는 "호텔 와서 막상 선후배들 보니 기쁨이 그때(명단 발표)보다 지금이 더하다"면서 자신도 이번 대표 팀 소집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벤투 감독은 김진수의 발탁에 대해 "김진수는 이미 알고 있고 관찰하고 있었다. 월드컵 예선 참가한 것을 알고 있고, 좋은 퀄리티를 가지고 있고 스타일 잘 알고 있다. 부상으로 인해 장기간 못 뛴 것도 안다. 시즌 말미 복귀한 것도 안다. 김진수 포함 다른 선수 잘 관찰해서 최적의 상황으로 아시안컵 준비하겠다"면서 "동계훈련으로 보고 20일 이전에 결정할 것이다. 동계훈련에서 경쟁하면서 의지 보이면 모든 선수에게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김진수의 아시안컵 최종 명단 포함도 불가능은 아니라고 했다. 

▲ 김진수는 9개월 만에 대표 팀 승선을 자신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대한축구협회

김진수에겐 이번 아시안컵 발탁은 오는 2022년 카타르월드컵 '3수 도전'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 1992년생의 김진수는 카타르 월드컵에 열릴 때도 30세로 정상급 기량을 유지할 수 있는 시기다. 벤투 감독도 아시안컵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카타르 월드컵 준비 체제로 전환한다. 그에 앞서 치러지는 아시안컵에서 벤투 감독의 눈도장을 받을 필요가 있다. 

아시안컵 최종 명단 발표에 대해서 김진수는 "감사하다. 경기력이 100%가 아닌 것은 모든 분들이 알 것이다. 100%에 가까워질 수 있게끔 빨리 끌어올려야 한다. 그래서 경쟁이 가능하다. 1주일에 자체 훈련이나 훈련 속에 몸상태나 경기력 올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1주일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벤투 감독은 20일에 유럽파를 포함한 2019년 아시안컵 최종 명단 23인을 공개할 예정이다. 모든 건 10일간 보여줄 김진수 자신에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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