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슬기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동대문, 김도곤 기자] 2018년 한국 축구의 열기는 뜨거웠다.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 승리,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열기는 K리그로 이어졌다. 이제 그 열기를 여자 축구가 이어간다.

18일 서울 종로구 JW 매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2018 KFA 시상식이 열렸다. 남자 올해의 선수 부문은 황의조(감바 오사카), 남자 올해의 지도자 부문은 김학범 U-23 대표팀 감독, 영플레이어상 남자 부문은 전세진(수원), 여자 부문은 조미진(울산현대고)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올해의 선수 여자 부문은 장슬기(인천현대제철)가 수상했다. 올해 WK리그에서 27경기(챔피언결정전 포함) 11골 7도움으로 인천현대제철의 6년 연속 우승을 이끌었다. 대표팀에서도 포지션을 가리지 않는 왕성한 활동량과 저돌적인 플레이로 12경기에서 3골을 득점하며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인천현대제철은 2015년 조소현을 시작으로 김정미(2016년), 이민아(2017년)에 이어 장슬기까지 4년 연속 올해의 선수를 배출했다.

장슬기는 상을 받으며 "2018년 한국 축구를 남자 축구가 알렸다면 2019년은 월드컵에 나서는 여자 축구가 알리겠다"는 당찬 각오를 밝혔다.

▲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한 황의조(왼쪽)와 장슬기 ⓒ 연합뉴스
여자 축구 대표팀은 내년 6월 프랑스에서 열리는 여자 월드컵에 출전한다. 1994년생, 만 24세의 어린 나이에도 대표팀 경력이 풍부한 장슬기이지만 월드컵은 처음이다. U-17, U-20 월드컵에 참가한 적은 있지만 성인 대표팀 월드컵은 내년 대회가 첫 출전이다.

시상식이 끝난 자리에서 장슬기는 "첫 월드컵이라 많이 설레인다.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물론 힘들겠지만 잘 준비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밝혔다.

조가 만만치 않다. 한국은 개최국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의 강호 노르웨이, 복병 나이지리아와 한 조에 편성됐다.

조 추첨을 손에 땀을 쥐며 지켜 본 장슬기가 원한 조 편성은 아니다. 장슬기는 "유럽 2개 팀과 묶이지 않길 바랐는데 같은 조에 편성됐다. 추첨을 보면서 마지막 남은 자리에 나이지리아가 들어오지 않길 원했는데 들어오더라. 피하고 싶었는데 운명인 것 같다. 즐기면서 하겠다"며 결과를 받아들였다.

한국 여자 축구는 올해 큰 대회를 치렀다. 바로 U-17 여자 월드컵이다. 기대만큼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 1무 2패로 조별 리그에서 탈락했다. U-17 월드컵 경험이 있는 장슬기는 대회 전 선수들을 찾아 조언을 하는 등 선배로서 후배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머리 박고 뛰어라'라며 장난스럽게 조언을 했다는 장슬기는 "어떤 마음으로 뛰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후배들에게 장난으로 얘기했었는데 이제 우리가 머리 박고 열심히 뛰어야한다"라며 웃어보였다.

장슬기는 성인 월드컵은 아니지만 2010년 U-17 월드컵에서 우승(이는 한국의 FIFA 주관 대회 최고 성적이다), 2014년 U-20 월드컵에서 8강의 성적을 냈다. 세계 대회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여자 축구다. 장슬기 역시 각오는 다부졌고 자신감도 있었다.

장슬기에게 또 하나 화제가 되는 질문이 있었다.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유럽 진출이다. 현재 첼시 레이디스에서 뛰고 있는 지소연은 유럽에서 통할 선수로 장슬기를 지목했다. 장슬기는 이 질문에 수줍은 듯 살짝 웃었지만 "성공하거나 실패하거나 한국 선수를 알릴 수 있는 길이다. 한국 선수도 유럽에서 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나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눈앞으로 다가온 여자 월드컵, 그리고 꿈꾸던 유럽 진출까지, 장슬기의 꿈은 한 발 한 발, 그리고 차근차근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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