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항서 감독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하노이(베트남), 김도곤 기자] 박항서 감독의 인기는 여전했다. 더 이상 위로 올라갈 곳이 없어 보였던 인기, 그 위가 또 있었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축구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베트남에 부임해 201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축구선수권대회 결승 진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2018년 스즈키컵 우승을 이끌었다.

U-23 축구선수권대회 결승 진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은 베트남 축구 역사상 처음이며, 스즈키컵 우승은 2008년 우승 이후 10년 만이다. 당연히 베트남은 박항서 감독 열풍에 휩싸였으며 그 열풍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스즈키컵 우승으로 사실상 정점을 찍지 않았나라는 관측이 많다. 내년 1월 개막하는 아시안컵에서는 박항서 감독 본인도 '조별 리그만 통과해도 성공'이라고 했을 정도로 쉽지 않은 대회다.

그렇다고 박항서 감독의 인기와 그에 대한 기대가 떨어진 것은 아니다. 승패가 크게 중요하지 않은 평가전 기자회견에 많은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25일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북한과 아시안컵 대비 평가전을 치르는 베트남은 경기 하루 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박항서 감독의 인기가 워낙 열풍적이다보니 혹시 늦게 갔다가 자리도 못잡는 것 아닌가 싶어 일찌감치 숙소를 나섰다. 기자회견은 현지 시간으로 오전 11시, 9시 30분에 도착했다. 그런데 기자회견장에는 아무도 없었다. '이미 성과를 낼 대회에서 성과는 모두 냈고 어려운 아시안컵을 앞두고 있어 열기가 식었나'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으나 기우였다.

▲ 기자회견장을 찾은 취재진 ⓒ 스포티비뉴스
기자회견 시작 한 시간 전이 되자 베트남 취재진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 방송 카메라만 해도 10대는 족히 넘었다.

취재 방법도 다양했다. 통상적인 취재는 물론 SNS 라이브 방송으로 박항서 감독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놓치지 않고 팬들에게 전달했다.

한 베트남 기자는 본 기자들에게 '베트남에서 박항서 감독 인기는 최고인데 한국에서는 어떤가'라고 물어보기도 했다.

기자회견이 열린 베트남축구협회 밖에서도 박항서 감독과 베트남 축구 인기가 다시 확인됐다. 이번 평가전 티켓은 기자회견이 열린 베트남축구협회에 내에서 판매됐다. 기자회견에 오기 위해 이른 시간 도착했을 때부터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무슨 줄인가 싶었다. 도저히 축구 종사자 같아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신분증, 또는 신분증 사본을 들고 줄을 서 있었다. '구직하라 왔나', '옆 건물이 민원센터인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북한과 평가전 티켓을 사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이었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에도 표를 파는 건물은 사람들로 인산인해였다.

박항서 감독의 인기, 하늘 꼭대기까지 올라가 더이상 올라갈 곳이 없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 하늘을 뚫고 여전히 올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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