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후 기자회견 중인 김영준 감독 ⓒ 김도곤 기자
[스포티비뉴스=하노이(베트남), 김도곤 기자] 북한 축구 대표팀 전 감독 욘 안데르센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은 북한이 아시안컵 녹아웃 스테이지 진출이 가능한 팀이라고 했다. 베일을 벗은 북한 축구는 강하지만 투박한 면이 있었다.

북한은 25일 베트남 하노이의 미딘국립경기장에서 베트남과 평가전을 치렀다. 띠엔링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후반 38분 정일권의 프리킥 골로 1-1 무승부를 거뒀다.

북한은 현대 축구에서 그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 팀이 아니다. 월드컵 예선, 동아시안컵 예선, 올림픽 예선 등 대회 예선이 아닌 평가전에서 찾기 힘든 팀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베트남과 평가전은 주목 받았다. 특히 베트남의 감독이 박항서라는 점도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뚜껑을 열어보자 북한은 초반에 밀리다 점차 주도권을 잡아나가기 시작했다. 베트남보다 많은 기회를 만들었으나 서로 결정력 부족으로 결실을 보지 못했다.

후반에는 북한의 단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정일관은 "빠른 베트남 선수들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막지 못했다. 후반 10분 띠엔링의 골로 빠져 들어가는 선수를 잡지 못해 나왔다.

페널티박스 안으로 올려주는 크로스도 부정확했고, 패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선수들의 발이 그렇게 빠르지도 않았다.

장점은 박항서 감독이 꼽은 바와 같이 신체조건이다. 베트남 선수들이 작은 것도 있지만 북한 선수들과 꽤 큰 체격 차이를 보였다.

박항서 감독 역시 이번 평가전을 추진한 이유가 북한의 신체조건이다. 베트남은 이란, 이라크, 예맨과 한 조에 편성됐다. 모두 서아시아 국가로 베트남보다 신체조건이 좋다. 이는 세트피스 실점으로 연결될 수 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박항서 감독은 "이란, 이라크, 예맨은 기술과 체력이 뛰어난 팀인데 세트피스도 굉장히 강하다. 우리가 신체적인 부분에서 타 팀에 밀린다. 이는 위험 지역에서 실점을 할 수 있다는 뜻이고 이런 위험을 줄이고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선택한 팀이 북한이다. 박항서 감독은 "북한은 우리보다 체격이 좋은 팀이다. 그런 팀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했다고 생각하고 아시안컵 대비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북한은 박항서 감독이 언급한 대로 체격적인 면에서 장점은 확실하게 보여줬다. 하지만 크로스, 패스 등 기술적인 면에서는 다소 단점을 보여줬다. 김영준 감독은 이번 평가전이 '100%는 아니다'고 했다.

북한의 아시안컵 조별 리그 상대는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레바논이다. 베트남 못지 않게 힘든 조다. 남은 시간이 얼마 안 된 가운데 이번 평가전을 통해 드러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제 35세 밖에 되지 않은 김영준 감독의 어깨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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