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시다(왼쪽)과 크루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예선에도 맞붙었던 호주와 일본은 아시안컵 8강서 만날 가능성이 크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한국이 59년 만에 정상을 노리는 2019년 아시안컵의 우승 시나리오를 미리 그려본다.

한국은 2019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부터 24개 팀이 참가하면서 대회 규모가 커졌다. 4개 팀이 6개 조로 짜여 조별 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2위에 더해 각 조 3위 중 상위 4팀이 16강에 합류한다. 16강전이 생기면서 체력 부담이 조금 커졌고 이전에 비해 대회 초반은 긴장감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C조에 속해 필리핀, 키르기스스탄, 중국과 한 조에 편성됐다. 

비교적 쉬운 조 편성을 받은 가운데 59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한국이 아시안컵 트로피를 들기 위한 여정은 어떻게 될까. 예상되는 대진표와 함께 만나게 될 우승 라이벌들의 전력을 간략히 돌아본다.

◆ 조별 리그 최종전 - 중국

한국의 녹아웃 스테이지 진출은 앞선 2경기에서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객관적 전력에서 봤을 때 한국이 필리핀, 키르기스스탄에 압도적으로 앞서기 때문이다. 마지막 상대인 중국 역시 필리핀, 키르기스스탄에 비해선 강한 전력으로 평가받는다. 결국 최종전 결과가 조 1위를 다투는 경기가 될 수 있다.

조 1위 진출은 한국에 꽤 큰 의미를 갖는다. 녹아웃 스테이지 대진에 따라 가시밭길도, 꽃길도 갈 수 있다. 한국이 C조 1위로 진출하게 되면 4강에 오를 때 까지 E조 1위, A조 1위를 만난다. E조는 평가전을 치렀던 사우디아라바이아의 1위가 유력한다. 카타르 정도가 복병이다. A조에선 개최국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1위가 유력하다. 사우디, UAE만 조심하면 결승까지 비교적 편안한 길을 갈 수 있다. 

이 반대편엔 B조 호주, D조 이란, F조 일본 등이 모인다. 세 팀 모두 조별 리그 1위를 확정한다는 전제가 필요하지만, 월드컵에도 나섰던 이 세 팀은 확실히 전력상 우위를 갖는다.

중국 - 2017년 3월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에서 한국을 꺾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기세는 그리 좋지 못하다. 마르첼로 리피 감독의 역량은 여전히 무시할 수 없지만 흐름이 좋지 않다. 팔레스타인, 요르단과 1-1로 비기고, 이라크에 1-2로 패하는 등 아시안컵 본선을 앞두고 부진한 행보를 보였다. 미드필드의 핵심 정즈가 여전히 38세의 나이에 아시안컵에 참가하는 가운데, 역시 중국 슈퍼리그 최고의 중국인 선수로 꼽히는 우레이의 공격력을 주의해야 한다. 지난 월드컵 예선 때처럼 수비 조직을 갖추고 괴롭힐 가능성이 있다. 한국이 다득점하며 앞선 조별 리그 경기에서 2승을 깔끔하게 거둔다면 중국전을 편안하게 치를 수 있을 것이다.

▲ 손흥민(오른쪽)을 거칠게 막아서는 중국 수비수. 중국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예선서 한국과 1승 1패를 나눠가졌다.

◆ 16강 - 바레인/태국/요르단/오만

16강 상대는 아직 알기 어렵다. A/B/F조 3위 가운데 한 팀과 16강을 치른다. 조별 리그 진행 상황에 따라 상대가 변할 수 있다. 바레인, 태국, 요르단, 오만 등이 유력한 상대다. 축구가 변수가 많다지만 16강전에서 만날 팀 가운데 한국이 까다롭다고 느낄 정도로 강한 상대는 없다.

◆ 8강 - 사우디아라비아/베트남/카타르

8강은 E조 1위-D조 2위간 치르는 16강전의 승자와 치른다. 가장 유력한 팀은 E조 선두가 예상되는 사우디아라비아다. 카타르가 E조 1위에 도전할 복병으로 꼽히며, 스즈키컵 우승으로 기세가 오른 베트남이 D조 2위로 16강에 오른다면 기적을 바라볼 수도 있다.

사우디 - 한국이 새해 시작과 함께 평가전을 치른 상대다. 사우디는 전체적으로 개인 기술이 좋고 빠른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최전방에서 골을 해결할 스트라이커가 부족하다. 주로 측면 공격을 펼친다. 한국은 지난 1일 평가전 당시 스리백을 실험하는 가운데도 무실점 경기를 치른 바 있다. 사우디의 개인기에 흔들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파하드 알 무왈라드를 주의해야 한다. 52경기에 출전했고 11골을 기록하면서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사우디 대표팀에서 가장 많은 골을 기록하고 있다.

베트남 - 16강에서 D조 2위가 E조 1위를 꺾는 파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반가운 얼굴을 만날 수도 있다. 바로 베트남의 박항서 감독이다. 베트남은 23세 이하 대표팀을 주축으로 몇몇 베테랑 선수들을 추가해 이번 대회에 나선다. 스리백을 바탕으로 끈끈한 수비와 역습 전개를 펼치는 팀이다. 하지만 힘과 높이에서 밀리는 것이 문제. 한국은 힘과 속도를 살려 베트남 수비진을 공략해야 한다. 왼발이 날카로운 응우옌꽝하이의 공격 능력을 주의해야 한다.

카타르 - 알 사드에서 뛰는 차비 에르난데스의 예측이 맞다면 카타르가 조 1위로 16강에 올라 한국을 만날 수도 있다. 카타르는 알제리, 이란에 연패한 뒤 이번 대회에 들어간다. 상대 전력이 만만치 않았다지만 기분이 좋을 리 없다. 10번을 달고 뛰는 하산 알하이도스를 주의해야 한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부러워했던 세바스티안 소리아는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않는다.

▲ 박항서 감독과 8강에서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 ⓒ한희재 기자

◆ 4강 - UAE

개최국 UAE를 4강 상대로 만날 가능성이 크다. 홈의 이점을 누리고 있는 데다가 조별 리그 편성도 수월하다. 오마르 압둘라흐만이 부상으로 불참하지만 공격력을 갖춘 공격수들을 주의해야 한다. 알리 맙쿠트(65경기 44골), 아흐메드 칼릴(97경기 49골)은 꽤 날카로운 공격력을 갖췄다. 자국 리그 명문 알 아인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아시안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쿠웨이트에 대회 직전인 지난해 12월 28일 0-2로 덜미를 잡히는 등 한국의 4강 상대로는 나쁘지 않은 팀이다.

◆ 결승 - 호주/이란/일본

호주, 이란, 일본이 모두 조별 리그에서 제 기량을 펼쳐 조 1위를 한다는 가정을 한다면, 한국은 결승 전에 가장 까다로운 세 팀을 피할 수 있다. 단 1팀만 결승에 오른 한국을 만난다. 모두 조 1위로 오를 경우 호주와 일본이 8강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이란이 순조롭게 4강까지 오른다는 가정 하에 호주-일본전 승자가 이란과 맞대결을 펼친다. 맞대결을 펼친다면 육체적, 정신적 소모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으로선 사양할 이유가 없다. 

호주 - 핵심 전력 이탈이 이탈했다. 미드필더 애런 무이가 빠지면서 중원 장악력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늘 팀의 해결사 노릇을 했던 팀 케이힐도 이젠 대표팀을 떠났다. 하지만 전체적인 수준이 높은 데다가 큰 키와 강력한 몸싸움을 앞세운 호주의 스타일은 여전히 위협적이다. 유럽 각국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아 경험도 풍부하다. 프리미어리그 브라이튼앤호브앨비언에서 뛰는 매튜 라이언 골키퍼와 독일 분데스리가 헤르타베를린에서 뛰는 매튜 렉키가 주의해야 할 선수다. 한국 역시 지난해 11월 A매치에서 1-1로 비겼다.

일본 - 아시안컵(4회) 최다 우승 팀이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러시아 월드컵에서 16강까지 오르면서 선전했지만 팀에 변화를 줬다. 혼다 게이스케, 하세베 마코토 등이 은퇴를 선언했고, 가가와 신지 등 기존 주축 선수들을 제외하고 새 얼굴을 등용했다. 패스를 중심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일본의 스타일은 여전히 이번 대회에서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나가토모 유토, 요시다 마야가 베테랑으로 팀의 중심을 잡는 가운데, 나카지마 쇼야, 도안 리츠, 미나미노 다쿠미 등 어린 선수들의 성장으로 신구 조화가 됐다는 평가다. 최근 A매치 5경기에서 4승 1무로 상승세를 탄 가운데, 대회를 앞두고 평가전 없이 차근차근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 이란은 늘 까다로운 상대였다. 구자철(오른쪽)이 허탈해하고 있다.

이란 - 한국이 가장 까다로워하는 팀이다. 번번이 월드컵 최종 예선이나 아시안컵에서 만나 한국을 괴롭혔기 때문이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최종 예선에서도 한국과 같은 조에 속했고 한국을 밀어내고 A조 1위로 본선에 갔다. 역시 가장 주의해야 할 인물은 선수가 아닌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다. 월드컵에서 스페인이나 포르투갈도 고전할 만큼 단단한 수비 조직을 갖추고 있다. 케이로스 감독은 심리전에도 능하지만, 같은 포르투갈 출신인 파울루 벤투 감독을 도발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선수 가운데는 브라이턴앤호브앨비언에서 뛰는 알리레자 자한바크시와 사르다르 아즈문을 주의해야 한다. 특히 아즈문은 기술과 골 결정력을 모두 갖춘 선수로 이란 최고의 해결사로 꼽힌다. 마수드 쇼자에이, 에흐산 하지사피 등 베테랑들도 있다. 이란은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도 29위에 올라 아시아 최고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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