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제공|홈페이지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이 '핫'하다. '골목식당'은 죽어가는 골목상권, 작은 식당들에게 맞춤 솔루션을 제안해 상생을 도모하는 '착한'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1월 첫 발을 뗀 뒤 약 1년, '골목식당'은 9주 연속 화제성 최고의 프로그램에 올랐다. 대박집으로 거듭나는 성공사례가 속출하는가 하면 솔루션을 거친 골목상권의 달라진 모습도 주목받았다.

동시에 숱한 논란이 프로그램을 따라다녔다. 갑자기 방송을 탄 사장님을 두고 여론이 요동치는가 하면, 솔루션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기도 했다. 칼럼니스트 황교익의 비판도 이어졌다. 이 가운데 시청률은 꾸준히 올랐고, 다른 사람으로 거듭난 '홍탁집 아들'의 사연은 식당 솔루션을 넘어선 '인간극장' 뺨치는 드라마로도 화제가 됐다.  

청파동 하숙골목에 이르러 폭발한 논란은 제작진의 한계를 건드린 모양이다. 장사와 접객에 어울리지 않는 일부 사장님들의 태도는 방송 직후부터 도마에 올랐고, 건물주와의 관계, 프랜차이즈 의혹 등을 두고 논란이 줄을 이었다. 지난 16일 청파동 편 마지막 방송을 앞두고 '골목식당' 측은 이례적으로 긴 공식입장을 냈다. 이들은 '골목식당' 출연이 곧 성공이 될 수는 없으며, 섭외에 공정성을 지키고 있기에 "제작진의 의도가 결코 반영될 수 없음"을 강조했다.

본방송에서도 제작진은 백종원의 입을 빌려 출연자 섭외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다양한 상황의 가게를 다양한 방식으로 소개한다고 설명했다. 신생 가게가 작가의 친척이라는 루머가 돈다고까지 언급하며 "유언비어 퍼뜨리면 고발하겠다"는 단호한 언급도 전파에 실었다.

제작진의 분통 터지는 심정이야 짐작이 간다. 책임을 딴 곳에 돌리기도, 답답한 사연을 미주알고주알 털어놓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아쉬웠다. "언론보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시작된 '골목식당' 제작진의 해명은 물론, 논란의 거리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본방송에도 기본이 빠졌다. 

'골목식당'을 둘러싼 논란이 인 것은 한 마디로 프로그램 취지에 비춰봤을 때 기본 소양과 자격이 의심스런 업주가 거듭 방송을 탔기 때문이다. 제 2의 '홍탁집 아들'을 노린 의도된 섭외가 아니냐, 혹시 친인척을 끌어들인 게 아니냐는 소리가 별 근거도 없이 나돈 데 대해 '골목식당' 제작진은 분개하기보다 먼저 스스로를 돌아봐야 했다. 방송 한 번으로 가게의 운명을 가를 수 있는, 힘 있는 지상파 인기 프로그램으로서의 당연한 자세다. '골목식당' 스스로 알고 있듯 '골목식당' 출연은 성공한 자영업자가 될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가 아닌가.

일반인 출연 프로그램의 경우 출연자 검증이 어려워 리스크가 있다는 건 상식이다. 취지에 맞는 출연자를 섭외하려면, 적어도 사업자와 건물주의 관계는 기본적인 체크 사항이 아니었을까. 시청자의 지적은 일면 타당하기도 했다. 결국 제작진도 한 집은 솔루션을 포기했고, 한 집은 통편집이나 다름없는 마무리로 손절해버렸다.

인신공격과 유언비어를 남발하는 건 범죄고, 당연히 법적으로 응수할 수 있다. 허나 시청자의 응원과 사랑 못잖게 불만과 지적이 쏟아지는 건 인기 프로그램의 숙명과 같다. 기치가 착한 프로그램이라고 시청자가 느슨한 잣대를 들이대진 않는다. '골목식당'은 이제까지를 거울삼아 앞으로 섭외와 검증에 신중을 기하겠다는, 기대하던 한마디 다짐을 내놓지 않고서 다음 골목으로 카메라를 옮겼다. 아쉬움이 크지만, 응원하려 한다. 고통스런 소동들이 다음을 위한 자양분이 되길, 회를 거듭할수록 더 성장하는 '골목식당'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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