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승 골 김진수의 환호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카타르가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이지만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한국은 자신 있게 나서는 상대를 만나서 더 잘했다.

한국은 25일 밤 10시(한국 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자예드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카타르와 격돌한다.

카타르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돋보이는 팀 가운데 하나다. 11득점 무실점으로 8강까지 왔다. 조별 리그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2-0으로 제압하면서 경기 내용도 좋았다. 개인기와 속도를 모두 갖춘 공격수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벌써 7골을 넣은 알 모에즈 알리를 비롯해 아크람 아피프, 알 하이도스가 그 주인공이다. 개인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 전방 압박도 활발하게 시도하면서 적극적인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팀이다.

여기에 하삼 알라위의 정확한 프리킥도 하나의 무기가 되고 있다. 알라위는 벌써 프리킥으로만 2골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다.

카타르의 빼어난 경기력에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은 불안하다. 한국은 16강에서 바레인과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벌인 끝에 2-1로 승리를 거두고 8강에 올랐다. 조별 리그에서 필리핀, 키르기스스탄이라는 상대적 약팀들을 상대로도 1-0 승리를 거뒀다. 화끈한 공격력이 발휘되지 않으면서 벤투호엔 '부진'이란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하지만 한국의 열세를 예상할 필요는 없다. 한국은 물러서지 않고 맞서는 팀을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뽐냈기 때문이다. 한국은 지난해 9월 칠레와 평가전에서 득점 없이 비기고, 10월 우루과이를 2-1로 이겼다. 11월 A매치 기간엔 주전 일부가 빠지긴 했지만 우즈베키스탄을 4-0으로 완파했다. 당시 한국도 손흥민, 기성용 등이 모두 제외된 상태였다. 당시 우즈베키스탄은 한국과 맞불을 놨다가 크게 패했다.

이번 대회에도 같은 흐름이다. 중국은 한국과 조별 리그 3차전에서 전방 압박을 시도하는 등 정면대결을 선택했다. 결과는 한국의 깔끔한 2-0 승리. 경기 내용에서도 한국이 안정적인 빌드업을 바탕으로 전체적으로 경기를 손에 쥐고 흔들었다. 마르첼로 리피 감독도 "솔직히 한국이 우리보다 훨씬 빠르고 기술적으로도 뛰어났다. 우리도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적으로 한국이 강했다"라고 인정했다.

카타르의 자신감은 대단하다. 한국과 정면대결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이 오히려 노골적인 '밀집 수비'를 펼치는 팀을 만났을 때보다 오히려 더 익숙한 경기 운영을 펼칠 수도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도 카타르전 기자회견에서 "(카타르는)빠른 선수가 많고, 측면 공격수들의 기술도 좋아 침투를 잘한다. 볼을 점유하면서 상대 진영에서 경기를 잘 풀어가야 한다. 볼을 빼앗겼을 때 바로 압박을 하고, 수비 뒷공간도 잘 지켜야만 한다. 두 팀 다 서로 주도권을 가지고 경기하는 스타일이라 지난 경기와는 다른 양상이 예상되지만 잘 준비하겠다"면서 카타르의 스타일에 맞춰 준비할 계획을 밝혔다.

또 하나 한국의 '고전'이 약이 될 수도 있다. 대표팀에서 활약했고 지도자 경력도 풍부한 한 축구인은 바레인전 고전을 보며 "대회 전체를 보면 오히려 나을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연이은 승리를 거둘 때면 선수들이 의식하지 못한 채로 긴장감이 풀리기도 한다는 것. 대승을 거두지 못하면서 한국은 카타르전에 '바짝' 정신을 차리고 나설 수 있다. 금메달을 따냈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은 조별 리그에서 말레이시아에 1-2로 패하면서 위기를 겪은 뒤 더 단단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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