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도 영화나 드라마에 신선하고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들이 등장했다. 문제는 '종종' 등장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꽤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상당하다. 뿐만 아니라 여성 캐릭터들이 극을 이끌어가지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이다.

영화 '극한직업'도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남배우의 전유물로 생각됐던 형사 역도 여배우가 맡기도 한다. 털털하고 남성스러운 이미지가 아니다.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한다. 이하늬가 연기한 마약반 만능 해결사 장형사가 그렇다.

더욱 주도적이고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들은 최근 두각을 나타나고 있다. 강한 캐릭터성이 요구되는 영화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장르물이 안방극장에서도 큰 인기를 끌면서 드라마에서도 다수 발견된다. OCN '트랩'의 윤서영(임화영), JTBC '눈이 부시게' 김혜자(김혜자), SBS '열혈사제' 박경선(이하늬)가 대표적이다.

먼저 '트랩'의 윤서영은 서울 본청의 촉망받는 프로파일러다. 국내 경찰 공무원들 중 언론 노출이 가장 많은 인물로 경찰청 마스코트로 불리고 때론 정치적으로 이용된다는 사실을 스스로 알고 있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 듯 행동한다. 전 국민이 알아보는 유명 언론인 출신 대학 교수 강우현(이서진) 사건으로 강원도로 파견, 형사 고동국(성동일)과 팀을 이뤄 수사를 진행한다.

윤서영은 첫 등장부터 눈길을 끌었다. '경찰청 마스코트'로 불리는 인물답게 모든 이들의 시선을 받았지만,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 털털하다는 느낌보다 자유분방하고 강단있는 성격을 말투와 행동으로 보여줬다. 그저 예쁘고 똑똑해 모든 이들의 질투를 받는 인물이 아니었다. 건강했고, 강인한 매력을 업필했다.

다음은 '눈이 부시게'의 김혜자다. 이 작품은 판타지다.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을 가진 25세 김혜자(한지민)가 뒤엉킨 시간에 갇혀 70세가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배우 한지민과 김혜자가 김혜자 역을 연기했다. 

독특한 것은 한눈에 보이듯이 김혜자가 김혜자를 연기한다는 것이다. '김혜자'라는 이름 석자를 통해 전달되는 느낌이 있다. 김석윤 PD는 그 느낌을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하고자 했다.  김 PD는 "제3의 인물로 할수도 있었지만, 우리가 알고있는 김혜자라는 배우를 대표로 내세워 시청자들이 느끼는 감흥이 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만큼 김혜자 캐릭터는 특별하게 탄생했고 그저 그런 여성 캐릭터가 아닌, 독특하고 매력적인 인물로 그려질 예정이다. 그 매력은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될 것이고, 시청자들이 '눈이 부시게'에 기대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마지막은 방송 예정인 드라마 '열혈사제'다. 분노조절장애 가톨릭 사제 김해일(김남길)과 구담경찰서 대표 형사가 한 살인사건으로 만나 공조 수사에 들어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하늬는 출세를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욕망 검사 박경선 역을 연기한다.

아직 방송전이라 섣부른 판단은 어렵지만, 캐릭터 설명에 따르면 박경선은 반전 매력을 가진 인물이다. 현란한 말발과 깡, 전투력을 가졌고, 권력에 충성하는 철두철미한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미남을 밝히는 솔직하고 허당같은 면모도 지녔다. 

미스코리아 출신으로 예쁜 외모에 털털한 성격을 가진 이하늬가 연기하기에 더욱 입체적으로 그리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영화 '극한직업'으로 코미디 연기에 물이 올라있는 상태라 시청자들의 기대가 더욱 크다.

안방극장은 그야말로 '매력적인 그녀들의 습격'이다. 배우들의 매력도 있지만, 닮은 듯 다른 캐릭터의 매력이 더해져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가 된다.

'SKY 캐슬'에도 출연했고,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배우로서 활발히 활동중인 염정아는 최근 인터뷰에서 "작품이 많이 없어서 괴로웠던 적도 있다"고 털어 놓기도 했다. 누구나, 대다수의 배우들이 겪는 일이라고 했다. 차분히 자신의 일을 하면서 기다리면 언젠가 기회가 온다고 믿었다. 단, 준비를 잘 하고 있을 때 찾아온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준비가 됐다면 지금이 기회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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