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바하의 이정재, 이재인, 진선규, 박정민, 장재현 감독. 제공|CJ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검은 사제들'의 장재현 감독이 만든 또 하나의 오컬트 무비 '사바하'가 베일을 벗었다. 한국형 오컬트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 

13일 오후 서울 용산CGV에서 영화 '사바하'(감독 장재현·제작 외유내강 필름K)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는 장재현 감독과 배우 이정재, 박정민, 이재인, 그리고 진선규가 참석했다. 

영화 '사바하'는 신흥 종교 집단을 쫓던 박목사(이정재)가 의문의 인물과 사건들을 마주하게 되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16년 전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쌍둥이 금화(이재인) 자매, 살인 사건의 언저리에서 맴도는 의문의 사내 나한(박정민)의 이야기가 더해지면서 영화는 짐작할 수 없는 끝을 향해 간다. 오컬트가 가미된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가 끝까지 내달린다. 

'사바하'는 무엇보다 2015년 544만 관객을 불러모은  '검은 사제들'로 오컬트 붐을 불지핀 장재현 감독이 선보이는 또 다른 오컬트 영화로 주목받았다. 종교에 대한 감독의 깊은 관심과 고민이 전면에 드러난다. 구마의식을 벌이는 두 사제를 내세웠던 '검은 사제들'과는 달리 '사바하'는 "이야기가 주인공"이라고 밝혔던 장재현 감독은 "처음 구상할 때는 세 명의 이야기였다. 신을 찾는 박목사와 악을 찾는 나한 그리고 쌍둥이. 셋의 이야기가 다르게 진행되다가 결국 합쳐지는 이야기"라며 "그 누구의 이야기도 아닌, 서사가 주인공인 그런 영화를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장 감독은 "배우분들이 밸런스를 너무 잘 잡아주셔서 영화 전체적으로 누구도 튀지 않게 서사에 잘 맞춰서 연기해 주셨다"고 말했다. 

스스로 모태신앙을 지닌 기독교인이라고 밝힌 장재현 감독은 "전작이 엑소시즘 소재 영화여서 '사바하'가 꽤 오컬트적인 영화라고 생각하시는데 그렇게 오컬트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초자연현상을 다룬다기보다는 종교적 색채가 진하다고 생각한다. 정통 오컬트 영화를 의도하지는 않았다. 다소 다크한 종교적 세계에 장르적 요소를 버무린 미스터리 스릴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장재현 감독은 신의 존재를 거듭해 묻는 이정재의 박목사 캐릭터를 두고 "제가 투영된 캐릭터"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종교란 참 인간적이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행위고, 휴머니즘이 많고, 장르적이기도 해 예전부터 좋아했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이런 영화를 만들게 됐다. 다음 작품도 (어떤 종료를 다루게 될지) 찾아보겠다"고 덧붙였다.

박목사 역의 이정재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구가 많다"며 "박목사 캐릭터를 연기하면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저희가 생각하는 느낌의 목사가 아니었다"며 "마음에 상처가 많고 신에게 왜 이런 상처를 주느냐 질문하는 목사라고 생각했다. 신에게 반항하기도 하고, 순응할 때도 있는 위태위태한 목사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정민은 사건 주변을 맴도는 미스터리의 남자 나한 역을 맡았다. 그는 "제가 촬영한 영화고 연기한 영화다. 알고 봤는데도 불구하고 꽤 재미있게 봤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제 개인의 연기에 초조함보다는 영화 한 편에 대한 100%의 응원이 들어간 작품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고 만족을 표했다. 박정민은 "이 서사가 많은 관객에게 다가가 재미있게 느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처절하게 든다. 영화에게 계속 파이팅을 외쳤다.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박목사의 진실찾기에 도움을 주는 혜안스님으로는 '극한직업'의 1000만 배우 진선규가 제 몫을 했다. 그는 "오늘 영화를 처음 봤는데 이 영화를 하게 된 게 엄청난 영광이구나 느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진선규는 "'범죄도시'의 빡빡이와는 완전히 다른 빡빡머리. 그때는 안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면 지금은 도와 선에 대해 생각하는 순화된 스님"이라고 짚으며 "천만 관객이 동원된 영화를 하게 됐다. 제가 기운을 불어넣지 않아도 잘 될 것 같다.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불어넣도록 하겠다"고 웃음지었다. 

이재인은 소녀 금화와 그 쌍둥이 1인2역을 소화하며 시선을 집중시켰다. 나이답지 않은 열연으로 선배들로부터 뜨거운 칭찬을 들은 이재인은 "여기 계신 배우분 감독님 모두 제가 모두 존경하는 분들인데 이렇게 칭찬해 주시니까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촬영하면서 너무 많은 도움을 받았다. 덕분에 더 몰입할 수 있었다"고 감사를 돌렸다. 

영화 '사바하'는 '검은사제들'을 이어 또 다른 한국형 오컬트의 모범사례가 될까. 영화는 오는 2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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