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전히 미계약 상태인 FA 최대어 브라이스 하퍼
[스포티비뉴스=브래든턴(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메이저리그(MLB) 스프링캠프가 시작된다. 그러나 자유계약선수(FA) 시장 최대어라는 브라이스 하퍼(27)의 목적지는 여전히 미정이다.

전례를 봤을 때 2월에도 대형 계약은 있었다. 하퍼 측도 장기전에 대비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요구 조건이 너무 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하퍼는 원소속팀 워싱턴의 10년 3억 달러 연장 계약안을 거부했다. 시장에서 그 이상을 받아내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 이상을 줄 팀이 없는 게 문제다.

지금껏 계약하지 못하자 단기 계약 이야기도 나왔다. 3억 달러를 포기하는 대신 누구도 밟지 못한 연평균 4000만 달러 고지를 노릴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이 경우 영입전에 뛰어드는 팀이 더 많아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하퍼 측은 13일(한국시간) “단기 계약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원래 구상대로 가겠다는 의지다.

MLB 구단은 장기 계약을 꺼린다. 너무 많은 실패 사례가 있어서다. 하퍼는 아직 만 27세라는 점에서 예외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구단 시선은 냉정하다. 또한 하퍼의 실적에 의구심을 품는 목소리도 나온다. 좋은 선수이기는 하지만, 3억 달러 선수는 아니라는 것이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스타덤에 올랐던 하퍼는 2012년 MLB에 데뷔했다.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의 진정한 라이벌이라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지난해까지 통산 927경기에서 타율 2할7푼9리, 184홈런, 52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00을 기록했다. 분명 좋은 선수는 맞다.

그러나 꾸준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예열을 거친 하퍼는 2015년 폭발했다. 153경기에서 타율 3할3푼, 42홈런, 99타점, OPS 1.109라는 엄청난 성적을 냈다. 이견이 없는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였다. “하퍼가 드디어 폭발했다”는 기대감도 컸다. 하지만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성적은 그 큰 기대에 못 미친다.

3년간 잔부상에 시달린 하퍼는 417경기에서 타율 2할6푼7리, 87홈런, 273타점, OPS 0.897을 기록했다. 여전히 올스타급 성적이기는 하나 3억 달러를 거머쥘 성적인지는 의문부호가 따른다. 특히 FA 직전 시즌인 지난해는 159경기에서 타율 2할4푼9리에 머물렀다. 압도적인 볼넷 개수로 OPS를 0.889까지 끌어올렸으나 리그에는 그보다 더 좋은 성적을 기록한 선수가 15명 더 있었다.

나이·기량·스타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하퍼의 상품가치는 크다. 그러나 가치는 시장이 매긴다. 올해는 선수에게 그다지 호의적인 여건이 아니다. 선택 시점에 다가온 하퍼의 미래에 반전이 있을지, 굴복이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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