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브래든턴(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 영상 기자 = 이강유] 강정호(32·피츠버그)의 목표는 단순히 그라운드 안에만 있지 않았다. 더 성숙한 사람, 더 성숙한 선수가 되겠다는 각오로 2019년을 연다.

강정호는 미 플로리다주 브래든턴의 구단 훈련시설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메이저리그(MLB) 구단 야수 집합은 다음 주다. 하지만 강정호는 일찌감치 브래든턴으로 넘어와 훈련에 매진했다. 피곤할 법도 하지만, 표정은 밝다. 클럽하우스 적응도 특별히 필요하지 않다. 마치 2년의 공백이 없었던 것처럼, 항상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어색하지 않다.
▲ 강정호 ⓒ 인터뷰 영상 캡처

지난 시즌이 끝난 뒤 귀국도 하지 않고 미국에만 머물렀다. 야구, 그리고 자신과 씨름했다. 강정호는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시즌이 끝난 뒤) 피츠버그 야구장에서 12월까지 운동을 했다. 그 뒤 캘리포니아에 가서 기술훈련 위주로 한 달 훈련을 했다. 여기에 1월 말쯤 왔다”고 비시즌을 돌아봤다. 몸은 클린트 허들 감독이나 코치들이 칭찬할 정도로 잘 만들었다. 강정호 또한 몸 상태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실 정상적으로 스프링캠프를 치르는 것도 오래간만이다. 2016년은 부상으로, 2017년과 2018년은 음주운전사고 파동이 있었다. 일정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거나, 혹은 모두 건너뛰었다. 올해는 조금은 홀가분하게 캠프에 임한다. 아픈 곳도 없고, 자신을 가둔 족쇄도 없다. 하지만 과욕을 부리지는 않는다. 선수 인생의 승부처임에도 현재를 즐기고 있다. 그는 야구를 할 수 있다는 자체로 행복하다고 말한다.

강정호는 “사실 나도 기대 반, 걱정 반이다”라고 운을 떼면서도 “하루하루가 너무 재밌다. 야구를 할 수 있다는 자체가 너무 행복하다. 재밌게 잘하고 있는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현지의 기대감에 대해서도 “차라리 기대를 안 하시는 게 나는 더 편할 것 같다. 기대를 안 하다 나중에 잘하면 더 좋지 않겠나”고 웃어 넘겼다. 메이저리그 5년 차지만, 많은 것을 내려놓은 강정호는 마치 첫 시즌을 뛰는 듯했다.

기술적으로는 비시즌 기간 중 자그마한 변화를 줬다. 강정호는 “캘리포니아에서 코치들과 (타격폼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 비디오도 많이 봤다. 다만 많이 바뀐 것은 아니다. 다른 건 다 똑같고 스윙 궤도가 조금 바뀌었다”면서 “더 잘 치기 위해 바꾼 것인데 투수 공을 아직 보지 못했다. 시범경기를 하면서 맞춰서 하면 잘 될 것이라 기대가 된다”고 설명했다.

국내외에서 강정호를 바라보는 시선은 완전히 갈린다. 강정호가 2015~2016년 기량을 되찾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2년 가까운 실전 공백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예전 잘못 탓에 부정적 여론도 여전히 많다. 강정호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다짐하는 것은 ‘좋은 선수’ 이전에 ‘좋은 사람’이다. 강정호는 인터뷰 중에도 ‘좋은 사람’이라는 말을 몇 차례 되풀이했다. 2019년 키워드다.

부정적 여론이 부담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아무래도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은 강정호다. 그래서 더 모범적인 생활로 잘못을 갚겠다고 다짐한다. 강정호는 “항상 야구장 밖에서나 안에서나 더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게 먼저다. 그리고 항상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약속하면서 “그다음에는 건강하게 한 시즌을 마쳤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강정호가 팬들과, 그리고 자신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제 막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