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김한수 감독 ⓒ스포티비뉴스
[스포티비뉴스=오키나와(일본), 이재국 기자 / 김동현 영상 기자] "이젠 선수 없다는 얘기는 안 하겠다. 전엔 누굴 넣을지가 고민이었는데 이젠 누굴 뺄지가 고민이다."

삼성 김한수 감독은 미소를 지었다. 야수진에 새로운 전력으로 가세한 1990년생 동갑내기 김동엽과 이학주로 인해 내·외야진의 선수층이 한층 더 두꺼워졌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단 두 명이 가세했을 뿐이지만 효과가 큰 것 같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 삼성 이학주 ⓒ삼성 라이온즈
◆이학주 가세로 유격수-2루수 백업까지 풍부

우선 내야진은 이학주의 가세로 주전과 백업 선수층이 탄탄해졌다. 이학주는 팀 내 동기인 김상수를 비롯해 오지환(LG), 안치홍(KIA), 허경민(두산) 등과 함께 2008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우승을 이끈 바 있다.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섰던 그는 2년간의 공백기 후 올 시즌 신인 2차지명 때 1라운드에 삼성에 지명돼 KBO리그에 데뷔한다. 이학주와 김상수 둘 다 주포지션이 유격수라 결국 둘 중 한 명은 2루수로 출전하면서 키스톤 콤비를 이뤄야하는 상황이다.

김 감독은 "아직 누구를 유격수로, 누구를 2루수로 보낼지는 결정하지 않았다. 연습경기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이학주가 유격수로 자리 잡으면 김상수는 2루수로 전향하고, 김상수가 유격수를 지키면 이학주가 2루수를 보는 그림이 유력하다.

물론 둘 중에 한 명이 쉬거나 빠져야하는 상황이면 누군가가 유격수를 맡는다. 둘 모두 유격수가 전공이기에 이런 상황은 걱정이 없다. 관건은 2루수다. 그러나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유격수가 2루수로 전향하면 새로 적응해야할 부분이 있지만 크게 어렵지는 않다. 둘 다 2루수도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누가 2루수로 들어가든 큰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언제든 유격수를 볼 수 있는 2명을 보유한 효과는 2루수로도 옮겨 붙었다. 2루수 경쟁도 치열해졌다. 베테랑 손주인(36)과 경험이 쌓이면서 기량이 익어가고 있는 김성훈(26)도 언제든 2루수로 출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젠 키스톤 콤비 중 누구 하나 다치거나 쉬어도 내야진 구성을 놓고 큰 고민에 빠지지 않아도 되는 선수층이 만들어졌다.

◆김동엽 가세로 외야수 경쟁도 치열

삼성은 지난 연말에 SK, 키움과 함께 삼각트레이드를 단행하면서 김동엽을 영입했다. 삼성 이지영은 키움으로 이적했고, 키움 고종욱은 SK 유니폼을 입었다.

김동엽은 지난해 SK 소속으로 27홈런을 때려낸 거포다. 지명타자 후보이기도 하지만 외야로 보낼 구상을 하고 있다. 고교 졸업 후 미국에 갔다가 어깨 수술을 받으면서 송구력이 떨어졌지만 김 감독은 "아직 젊은데 벌써 수비를 포기하고 지명타자만 하면 반쪽 선수가 된다. 수비는 하면 할수록 늘기 마련이다. 외야수로 자주 내보낼 생각이다"고 말했다.

김동엽이 좌익수 한 자리를 차지한다면 중견수와 우익수 자리에서 경쟁하는 선수도 더 많아질 수밖에 없다. 박해민(29) 구자욱(26)에다 김헌곤(31)과 박한이(40)도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외야진 역시 한두 명이 빠져도 걱정되지 않을 만큼 선수층이 탄탄해졌다. 김 감독은 "외야 3자리에 누구를 빼야할지가 고민이다"면서 "주전이고 아니고를 떠나 누군가 쉬어야할 타이밍에 돌아가면서 출전할 수도 있다. 그만큼 가용자원이 많아졌다. 이젠 선수 없다는 말 안하겠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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