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덕주가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캐치볼을 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두산 마무리 함덕주는 지난해 커리어 하이 기록을 찍었다.

62경기에 나서 6승3패27세이브3홀드를 기록했다. 평균 자책점은 2.96에 불과했다.

좌완 투수로서 우타자를 잘 잡아낸 것이 좋은 성적의 원동력이 됐다. 좌타자에겐 피안타율이 2할5푼8리로 나쁘지 않은 수준이었고 우타자에겐 2할1푼8리로 매우 강했다.

그런 함덕주가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며 세운 목표는 "우타자에게 좀 더 강해지는 것"이다. 물론 슬라이더를 가다듬어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을 더 떨어트리는 것도 목표 중 하나지만 그보다 앞선 것이 바로 우타자 상대 성적이다.

함덕주는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낮았지만 숫자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난 우타자 상대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럼 더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꺼내 든 카드가 바로 몸쪽 승부다. 우타자의 몸쪽으로 보다 많은 공을 던지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그냥 몸쪽을 많이 던지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좋은 제구력으로 타자가 치기 어려운 몸쪽을 던져야 한다.

이 속에 함덕주의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의 비밀이 담겨 있다.

함덕주는 "지난해 우타자에게 몸쪽을 거의 던지지 못했다. 가운데로 몰릴까지 겁이 났기 때문이다. 체인지업이 있어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낮았지만 이제 상대도 내가 우타자에게 체인지업을 많이 던진다는 것을 알고 있다. 몸쪽은 버리고 바깥쪽만 노리고 들어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가끔씩 우타자에게 큰 것을 허용한 것도 그 때문이다. 바깥쪽 노림수를 갖지 못하게 하려면 반드시 몸쪽을 던져야 한다. 우타자 피안타율을 낮았지만 항상 부담이 됐다. 그 부담을 줄이기 위해선 몸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함덕주는 지난해 우타자를 상대로 장타 억제 능력은 다소 떨어진 편이었다. 지난해 허용한 홈런 4개가 모두 우타자였다.

피안타율은 우타자가 훨씬 더 낮았지만 장타율은 3할3푼3리로 좌타자의 2할8푼7리보다 높았다.

함덕주는 체인지업이 주 무기다. 우타자의 경우 바깥쪽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게 마련이다. 몸쪽이 없다고 생각하니 더 바깥쪽에 집중할 수 있었다. 워낙 체인지업이 좋아 그런 노림수도 많이 비켜갈 수 있었지만 가끔씩 걸리는 한 방은 어쩔 수 없었다. 함덕주가 몸쪽을 올 시즌 승부처로 삼은 이유다.

함덕주는 마무리 투수다. 큰 것 한 방은 곧 패배가 될 수 있다. 비율이 높지는 않았지만 우타자 바깥쪽 승부에 대한 노림수를 갖지 못하게 하기 위해 몸쪽 승부를 늘리겠다는 것이 함덕주의 계산이다.

함덕주는 "타자들에게 내가 몸쪽도 던진다는 인식을 심어 줘야 한다. 그러나 몸쪽이 마음먹는다고 던져지는 것은 아니다. 많은 훈련을 통해 몸쪽 제구에 자신감이 생겨야 한다. 때문에 연습 투구부터 몸쪽을 많이 던져 보고 있다. 앞으로 실전에서도 몸쪽을 많이 쓸 것이다. 시즌에 들어가기 전까지 자신감을 갖게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앞으로 실전에 나설 함덕주를 지켜볼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생긴 셈이다. 연습 경기와 시범 경기를 통해 함덕주가 몸쪽을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를 체크해 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함덕주는 몸쪽을 자신 있게 던질 수 있는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까. 그것이 가능해진다면 야구 팬들은 좀 더 강해진 함덕주를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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