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25일(한국시간, 미국 현지시간 24일) 열린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할리우드의 최고 이벤트,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25일(한국시간, 현지시간 24일 오후) 미국 LA돌비극장에서 열린다. 그 승자는 누구일까. 그리고 올해 아카데미에서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은 뭘까. 조목조목 미리 짚어봤다.

▲ 영화 '로마', '더 페이버릿:여왕의 여자' 출처|포스터
◆어차피 승자는 '로마'? '더 페이버릿'과 다관왕 대결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는 첫손에 꼽히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품이다. 멕시코 출신인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1970년대 멕시코를 배경으로 자전적인 이야기를 풀어낸 이 비범한 흑백영화는 스트리밍 공룡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영화다. 첫 공개된 베니스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데 이어 골든글로브를 비롯해 영국아카데미에서도 작품상을 휩쓸었다. 아카데미에서 최다 10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넷플릭스의 아카데미 점령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작품상-감독상-촬영상의 가장 유력한 후보다.

그에 맞서는 경쟁자는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더 페이버릿:여왕의 여자'다. 영국 왕실을 배경으로 한 블랙코미디로, '로마'와 같은 10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이밖에 '보헤미안 랩소디', '그린 북', '스타 이즈 본', '블랙클랜스맨', '바이스', '블랙팬서'까지 총 8개 작품이 작품상을 두고 겨룬다.

▲ 출처|포스터
◆'블랙팬서', 후보선정만으로 '다크나이트' 넘었다?

영화 '블랙팬서'(감독 라이언 쿠글러)는 후보만으로도 화제에 오른 작품이다. 마블 최초의 흑인 히어로물이자, 북미를 강타한 데 이어 한국에서도 540만 관객을 불러모은 흥행작 '블랙팬서'는 히어로물 최초로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2009년 DC히어로물인 크리스토퍼 놀란 걸작 '다크 나이트'를 작품상 후보에조차 올리지 않았던 아카데미가 10년 만에 코믹스 원작-히어로물에게 작품상 후보의 문호를 개방했다. 수상까지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하지만, 음향편집상, 음향효과상, 미술상 등 7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니 다관왕도 노려볼만 하다. 인기영화상 신설까지 고려했던 아카데미의 달라진 노선이 단적으로 드러난다.

▲ 출처|포스터
◆'보헤미안 랩소디', 아카데미까지?

한국에서도 1000만 가까운 관객을 모으며 신드롬을 일으킨 '보헤미안 랩소디'(감독 브라이언 싱어)가 아카데미에서 어떤 성적을 거둘 것인지도 관심이 쏠린다. 전설적 록밴드 퀸과 그 리드보컬 프레디 머큐리를 담아낸 '보헤미안 랩소디'는 전세계에서 8억5000만 달러(약 9500억 원) 이상을 벌어들인 초대형 흥행작. 처음으로 이번 작품으로 처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프레디 머큐리 역 라미 말렉은 골든글로브 등에서 이미 수상행진을 이어가며 1순위 후보로 꼽히고 있다. '스타 이즈 본'의 브래들리 쿠퍼, '바이스'의 크리스천 베일, '그린북'의 비고 모텐슨, '앳 이터니티 게이트'의 윌렘 데포가 라미 말렉과 경합한다.

수상과 상관없이 오프닝 무대에선 '퀸'의 브라이언 메이, 로저 테일러, 그리고 아담 램버트가 함께하는 퀸의 명곡이 흘러나온다. 올해 아카데미를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 영화 '더 와이프'의 글렌 클로즈. 출처|스틸컷
◆7전8기 글렌 클로즈의 첫 오스카?

여우주연상 부문에선 글렌 클로즈가 가장 유력하다. 1947년생인 글렌 클로즈는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의 배우지만 아카데미와는 인연이 없었다. 6번 아카데미 후보에 올랐지만 결과는 모두 수상불발. 3년 전 5수 끝에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함께 아카데미가 외면한 비운의 배우로 꼽혀 왔지만, 이번엔 그녀에게 기회가 왔다. '더 와이프'에서 스타작가 남편을 위해 헌신한 여주인공으로 분해 45년 연기내공이 녹아있는 열연을 펼쳤다는 평. 아카데미 주연상 바로미터나 다름없는 SAG(미국배우조합상) 시상식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기대감을 더욱 끌어올렸다.

그와 대적하는 가장 막강한 경쟁자는 골든글로브에서 수상한 '더 페이버릿:여왕의 여자'의 올리비아 콜먼이 꼽힌다. '스타 이즈 본'의 레이디 가가도 주목받는 후보. '로마'의 얄리차 아파리시오는 멕시코 원주민 출신 비전문 배우로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코믹한 이미지를 벗어던진 '캔 유 에버 포기브 미?'의 멜리사 맥카시도 있다.

◆사회자 없는 아카데미 시상식

올해 아카데미 사회자는 원래 흑인 코미디언 케빈 하트였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소식이 알려진 뒤 그의 과거 성수소자 비하 발언이 도마에 올랐고, 사과를 거부한 케빈 하트는 사과하라는 아카데미의 최후 통첩까지 거부하는 소동 끝에 결국 하차했다. 대안을 고심하던 아카데미는 결국 단독 사회자 대신 13인의 공동사회자라는 대안을 내놨다. 티나 페이, 우피 골드버그, 대니얼 크레이그, 제니퍼 로페즈, 브리 라슨, 크리스 에반스, 에이미 폴러, 마야 루돌프, 샤를리즈 테론, 아만다 스텐버그, 테사 톰슨, 콘스탄스 우, 아콰피나 등이다. 여성의 수가 압도적인 가운데 나이와 인종을 아우르는 화려한 진용을 짰다.

◆시작 전 부터 빈축·잡음…대중성 회복할까?

인종과 여성, 반 트럼프 등 정치 이슈가 내내 화제가 됐던 최근 아카데미는 역대 최저 시청률이 거듭돼 골머리를 앓았다. 대중성 확보를 위해 '인기영화상'을 신설하기로 하는가 하면, 촬영상, 편집상, 분장상, 단편영화상 등 비인기 부문은 광고시간에 시상식을 진행하겠다고 밝혀 큰 반발을 불렀다. '인기영화상' 신설 계획은 각종 빈축을 산 끝에 결국 좌절됐고, 비인기 부문 중계 제외 계획 또한 무산됐다. 인기를 회복하겠다는 욕심이 앞서 무리한 계획을 발표했다가 결국 이도저도 아닌 채 91회 시상식을 맞이한 셈. 사회자도 없는 올해의 시상식은 과연 북미 시청자들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 올해 아카데미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다.

roky@spotvnews.co.kr

▲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오른 '그린북', '블랙클랜스맨', '더 바이스'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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