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코칭스태프가 훈련 후 뒷정리를 돕고 있다. 선수단이 숙소로 떠난 뒤에는 이규홍 대표이사와 차명석 단장이 그라운드 정비를 도왔다. ⓒ 신원철 기자
[스포티비뉴스=오키나와(일본), 신원철 기자] LG 스포츠 이규홍 대표가 목에 수건을 두르고 손에 삽을 쥐었을 때만 해도 이 상황이 길어질 줄은 몰랐다. 실은 오래 가지 않을 줄만 알고 사진을 찍을 생각도 못 했는데 한 시간 넘게 직접 마운드 흙을 정리했다. 차명석 단장도 대표 옆을 지켰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LG 스포츠 이규홍 대표는 지난달 25일 LG 선수단을 맞이하기 위해 오키나와에 도착했다. 개인 일정 탓에 바로 다음 날 귀국했던 그는 28일 다시 오키나와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 뒤로 계속 선수단 곁을 조용히 지키며 지원에 나섰다. 

3일에는 직접 팔을 걷어붙였다. 이날 LG가 캠프 홈으로 쓰는 이시카와구장은 전날 내린 비로 그라운드 상태가 좋지 않았다. 류중일 감독은 오전 훈련을 생략하고 청백전을 치를 계획이었는데 물이 다 빠지지 않아 훈련으로 대신했다. 

오후 3시 30분 모든 훈련이 끝나고 유지현 수석코치를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모두 나서 훈련 도구를 정리했다. 선수단이 떠나고 전력분석원과 지원 스태프가 남아 마지막 뒷정리를 할 때 이규홍 대표가 나타났다. 코칭스태프와 마주치면 서로 불편한(?) 상황이 생길 것을 우려한 듯했다. 

이규홍 대표는 단지 현장을 둘러보기 위해 흙을 밟은 것이 아니었다. 모자를 눌러 쓰고 목에 수건을 두른 그는 삽을 들고 그라운드 한 쪽에 마련된 임시 불펜으로 향했다. 선수들이 밟았던 마운드를 대표가 정리했다. 차명석 단장도 함께. 

한 시간 만에 그라운드 정비가 전부 끝나고 나니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졌다. 이규홍 대표와 차명석 단장이 돕지 않았다면 작업이 한참이나 미뤄졌을지 모른다. 코칭스태프와 구단 고위직의 솔선수범에 지원 스태프들은 비를 맞기 전에 업무를 끝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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