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열혈사제' 김남길 스틸. 제공|SBS
[스포티비뉴스=이은지 기자] 드라마 '열혈사제'가 화 많은 세상, 시원한 한 방으로 통쾌함을 주고 있다.

현재 방송중인 SBS 금토드라마 '열혈사제'는 다혈질 가톨릭 사제 김해일(김남길)과 구담경찰서 대표 형사 구대영(김성균)이 한 살인사건으로 만나 공조 수사에 돌입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첫방송이었던 지난달 15일 10% 초반으로 시작한 '열혈사제'는 현재 10% 중후반까지 시청률이 치솟았다. 배우들의 열연과 답답하지 않은, 시원한 전개가 시청자들에게 통한 것이다.

'열혈사제'가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요인은 김남길이 맡은 김해일 신부 캐릭터에서 찾을 수 있다. 김해일은 알코올 의존증 초기, 금연 금단 현상으로 인해 짜증을 남발하는 인물이다. 거친 독설과 비꼬는 말투, 분노조절장애까지 좋지 않은 것은 모두 갖춘 사람으로 직업은 가톨릭 사제다.

외모는 완벽하지만, 승질이 통제불능이다. 하지만 인간과 세상에 대한 대단한 통찰력과 분석력을 지녔고, 위기 상황에서 판단력이 빠르고 정확하다. 국정원 대테러 특수팀 요원이었던 과거를 숨기고 있다. 

김해일 캐릭터가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는 이유는 '화'에 있다. 언제나 화가 있는 듯하고, 온통 불만투성인듯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다 이유가 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사람들과 김해일이 다른 점은 화를 참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해일의 분노는 방황하던 시절 영혼의 구원자인 이영준(정동환) 신부가 의문의 죽음을 당하면서 다시 발현됐다. 누군가에 의해 살해 당한 것이 분명하지만, 경찰에서는 이를 밝히려고 하지 않고, 파렴치한이라는 누명까지 쓰게되자 분노를 숨기지 않고 드러낸다. 

분노가 쌓여가고, 화낼 일 많은 세상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겉으로 잘 드러내지 않는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분노를 조절하고 화를 안으로 삭인다. 그렇다고 풀리는 것은 아니다. 이런 세상에서 하고 싶은 말, 꼭 해야 하는 말을 모두 하는 김해일은 슈퍼 히어로보다 더욱 대단해 보이고, 한편으로는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이다. 

▲ 드라마 '열혈사제' 김남길 스틸. 제공|SBS

방송에 앞서 성직자를 드라마 주인공으로 앞세움에 있어 우려가 존재했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사제를 다루는 드라마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출자 이명우 PD는 "성직자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이미 무뎌진, 무기력해진 우리 주변의 악을 부수어나가는 작은 신부의 이야기를 경쾌하게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제작진의 의도는 제대로 통했다. 악에 무뎌져, 혹은 생존을 위해 무기력해진 사람들에게 시원한 사이다같은 드라마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큰 스토리는 이영준 신부의 죽음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것이지만,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악들과 마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방송에서 김해일은 불량 급식업체에 응징을 가했다. 앞으로 김해일이 또 어떤 악에 맞설지 기대가 크다.

yej@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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