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왼쪽부터 영화 '악질경찰'의 박해준, 전소니, 이정범 감독, 이선균. 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상업영화의 재미와 세월호 사건을 향한 진심 사이. 영화 '악질경찰'이 13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이날 오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에서 영화 '악질경찰'(감독 이정범)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영화 '악질경찰'은 쓰레기 같은 비리경찰 조필호(이선균)가 의문의 폭발사고 탓에 거대 기업의 음모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범죄 드라마. 조필호는 중요한 증거를 지닌 10대소녀 미나(전소니)의 상처를 알게 되며 상상치 못한 변화를 마주한다. 영화에는 세월호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이들이 중요한 캐릭터로 등장하며 여전히 계속되는 비극을 상기시킨다.

2014년 4월의 비극 이후 약 5년만에 상업영화에 등장한 세월호 이야기를 두고 자연히 질문이 나왔다. '아저씨', '우는 남자'에 이어 '악질경찰'을 연출한 이정범 감독은 "2015년 단원고를 갔을 때의 충격을 잊을 수가 없다. 수많은 언론 매체가 다뤘던 것보다 다르게 커지고 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충격이 기점이 돼서 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 영화 '악질경찰' 이정범 감독. 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이정범 감독은 "이 영화를 준비한 지 5년이 넘어간다. 상업영화를 하는데 세월호를 소재로 삼는다는 건 위험하지 않나. 그 생각으로 5월을 견딜 순 없다"면서 "기본적으로 세월호를 똑바로 말하고 싶었고, 상업영화의 긴장감이 있되 영화가 끝났을 때 여러분 마음 속에 무엇이 남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세월호가 소재인데 상업영화로 남는다면 저에게는 최악"이라며 "세월호에 대한 감정만큼은 거칠고 투박할지라도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찍은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투자도 힘들고 캐스팅도 힘들었다. 왜 그랬을까. 세월호 때문일 것이다. 반대한 사람도 만류한 사람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해야하는, 저에게 끓어오르는 뭔가가 있었다. 이걸 하지 않으면 앞으로 나가지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 세월호를 다루게 됐다."

이정범 감독은 상업영화 감독으로서의 책임과 진심 사이에서 치열하게 고민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매일같이 자기검열을 했다. 관객분들이 가져가야 할 긴장감을 배려하다 진정성을 놓치고 있나, 진정성에 함몰돼 상업영화의 기본적 미덕을 놓치고 있는지, 끊임없이 자기검열을 한 것 같다. 그 밸런스를 맞추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언론배급시사회에 앞서 세월호 유가족에게 영화를 선보였다며 "그 시사가 저에게는 가장 떨렸다. 두려워서 잠도 못 잘 정도"고 고백했다. 위통까지 느끼며 뒤늦게 집에 돌아오고서 한 아버지에게 문자를 받았다는 이정범 감독은 "잊고 싶은 기억을 떠올린 건 아닌지 죄송하고 송구스럽다고, 청불 장르 상업영화라 보기 불편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더니 본인들이 겪은 것은 훨씬 더 폭력적이고 야만적이었다고 하셨다. 한 분이지만 그렇게 섬세한 말로 용기를 주신 분이 있어서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 같다"고 고백했다. 또 "부담도 있고 어려움이 있지만 치열하게 찍었다. 진심이 잘 다가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 영화 '악질경찰' 이선균. 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동문인 이정범 감독과 졸업작품을 함께한 인연이 있다는 주인공 조필호 역의 이선균은 "액션신 뿐 아니라 다른 신도 집요하게 찍으셨다. 자기 검열과 고민이 있어서 더 그러셨던 것 같다. 육체적, 감정적으로 힘들었지만 성취감은 컸던 작업이었던 것 같다. 다른 영화보다 애정과 애착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선균은 "어떤 영화보다 치열하고 뜨겁고 진심을 다해 작업했다"며 "민감한 사건을 다뤄 논의가 있고 문제 제기가 있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좀 더 고민하고 자기검열하며 찍었다. 영화적 재미와 진심을 이해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영화 '악질경찰' 전소니. 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전소니는 상처입은 10대 미나 역을 맡아 나쁜경찰 조필호가 변화하도록 하는 역할을 해냈다. 그는 "미나의 행동이 결핍에서 누적된 것이 아니게 보이길 바랐다. 무슨 뜻에서 이렇게 행동하는지를 찾으려 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나가 살아가는 이유가 책임감에 있다고 생각했다. 책임지고 싶은 일,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어떤 것까지 저지를 수 있을까. 미나는 보통 아이들보다 좀 더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거대악 거대 재벌의 오른팔 권태주 역의 박해준은 "영화를 보니 연민이고 자시고 없겠더라"라고 너스레를 떨며 "정말 차갑게 느껴지도록 노력했다. 이번의 역할들과는 다르게 느껴졌을 거라고 생각한다ㅣ"고 말했다. 이선균과의 치열했던 액션신에 대해서는 "감독님이 원하는 바가 명확했다. 그래서 멋있었고 꼭 해내고 싶었다"면서도 "솔직히는 좀 아팠다"고 털어놔 웃음을 안겼다.

19금 범죄액션 영화 속에 담긴 세월호 이야기, 그 진심은 관객에게도 그대로 전달될까. 영화 '악질경찰'은 오는 20일 개봉한다.

▲ 영화 '악질경찰' 박해준. 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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