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는 타고투저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올해부터 공인구 반발계수를 낮췄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KBO는 올 시즌을 앞두고 공인구의 반발계수를 하향 조정했다. 국제 기준에 조금 더 가까이 간다는 명분도 있지만, 역시 최근 기형적인 타고투저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에 가깝다.

공을 쥐는 투수들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별 차이를 못 느낀다”는 선수도 있고, “공이 더 커졌다”는 선수도 있다. “실밥이 조금 더 도드라졌다”는 공통적인 의견만 있을 뿐이다. 하지만 타자들은 시범경기 들어 차이를 느낀다는 의견이 조심스레 나온다. “확실히 공이 잘 안 나간다”는 의견이 고개를 든다.

시범경기는 대개 투수들의 무대다. 투수들은 힘이 넘치는 반면, 타자들은 아직 빠른 공이 눈에 익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이맘때, 즉 시범경기 성적을 비교해도 기록 차이가 제법 난다. 19일 현재 10개 구단 시범경기 타율은 2할5푼4리다. 2017년(.266), 2018년(.269)보다 1푼 정도 떨어졌다. 

홈런 개수도 줄었다. 지난해 시범경기 30경기에서 나온 홈런은 총 61개로 경기당 2개가 넘었다. 하지만 올해는 19일까지 33경기에서 43개(경기당 1.3개)가 나오는 데 그쳤다. 인플레이타구가 조금 적어졌다는 점을 감안해도 일단 줄기는 줄었다. 기록으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지만, 일단 나타나는 현상 자체는 그렇다. 

투수들의 기량이 1년 사이 확 좋아졌다고 보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면 반발계수 조정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일까. 시선은 엇갈리지만, 양쪽 모두 결론은 "아직 모른다"에 가깝다.

아직 타자들의 컨디션이 100%는 아닌 만큼 속단은 이르다. 그러나 타자들 사이에서는 긴장하는 기색이 읽힌다. 2년 연속 200홈런 이상을 기록하며 홈런군단으로 거듭난 SK 타자들은 “미묘한 차이가 있다”고 평가한다. 한 선수는 “바람 등 여러 변수가 있어 속단하기 이르다”면서도 “조금 안 나가는 기분은 있다”고 했다.

전형적인 홈런타자가 아닌 또 다른 선수는 “홈런타자는 아니라 비거리에 대해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는 없다”면서도 “맞는 소리가 조금 다르다는 느낌이 있다. 같은 포인트에서 맞아도 작년보다는 공이 맞는 소리가 둔탁하다”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SK의 한 코치는 “확실히 안 나간다. 30개 이상의 홈런을 치는 거포들은 큰 상관이 없을 수도 있지만, 10개 정도의 홈런을 치는 선수들은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전체적인 조합에서 지난해 최고 타선이었던 두산 타자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한 타자는 “전체적으로 이렇다 저렇다 말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면서도 “느낌 때문인지, 전반적으로 지난해만 안 날아간다는 반응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두산의 한 코치는 “확실하다. 넘어갔다고 싶을 정도로 맞은 타구도 펜스 앞에서 잡히더라”면서 “우타자 기준으로 (힘을 끝까지 밀고 가는) 좌측 타구는 큰 변화가 없을 수 있어도, 좌중간이나 우중간 타구는 영향이 있을 것 같다. 거포들도 몇 개는 손해를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상황은 더 지켜봐야 한다. KBO가 19일 발표한 경기사용구 1차 수시검사에서 나온 반발계수 평균은 0.4247로 오히려 합격 기준인 0.4034~0.4234를 웃돌았기 때문이다. 투수들 또한 "지난해와 차이를 잘 모르겠다. 여전히 타구가 빠르다"고 항변한다. 타자들 중에서도 큰 차이를 못 느낀다는 선수들이 더러 있다. 타자 유형에 따라 답은 많이 갈린다.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해석이 제각기 다른 셈이다.

한 관계자는 “투수든, 타자든 선수들의 평가는 심리적인 요소가 강하게 개입할 수밖에 없다. 타자들은 지레짐작 손해를 본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또 아직은 시범경기다. 정규시즌 한 달 정도는 돌아봐야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신중론을 폈다. 지난해 시범경기보다 삼진이 증가한 점(인플레이타구 감소), 시범경기가 끝난 뒤 정확한 타구속도를 작년과 비교해봐야 한다는 의견도 충분한 설득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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