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퓨처스리그 관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는 서동민 ⓒ김태우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시작부터 화려한 경력을 쌓는 선수들이 있다. 반대로 천천히 성장하며 뒤늦게 빛을 발하는 선수들도 많다. SK 퓨처스팀(2군)에서 주목하는 우완 서동민(25)도 그런 선수다.

대구고를 졸업하고 2014년 SK의 2차 6라운드(전체 58순위) 지명을 받은 서동민은 아직 1군 등판 기록이 없다. 프로 생활을 하면서 큰 주목을 받은 적이 없다. 그러나 그사이 점차 기량이 나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춘모 퓨처스팀 투수코치는 “기량이 점점 나아지고 있다. 단계를 밟으면서 성장하고 있는데 올해 더 주목할 만한 선수”라고 추천을 아끼지 않는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성적도 좋았다. 어쩌면 구단 관계자들의 기대 이상으로 잘 던졌다. 17경기에 나가 19이닝을 던지면서 2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3.32를 기록했다. 피안타율은 2할2푼2리에 불과했고, 19이닝 동안 19개의 삼진을 잡으며 불펜투수로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구속 상승이 그 중심에 있었다. 서동민은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가 아니다. 2017년까지만 해도 최고 구속이 140㎞대 초반에 머물렀다. 평균 구속은 130㎞대였다. 하지만 퓨처스팀 코치들과 집중적인 훈련에 나서며 달라졌다. 이제 최고 146㎞까지 던진다. 앞으로 더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퓨처스팀 가고시마 전지훈련에서도 호평을 받은 서동민은 “작년 겨울에 코치님들과 잘 준비를 했다. 평균 구속이 5㎞ 정도 빨라졌다”면서 “구속을 올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 또 안정적으로 던지고 싶었다. 그런 부분에서 준비했던 것들이 잘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퓨처스팀 관계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확실한 하나의 구종을 가졌다는 것이다. 제 코치는 “슬라이더 하나는 1군에서도 통할 수 있다. 가르쳐서 되는 만들어질 수 있는 구종 완성도가 아니다. 타고 났다”고 강조한다. 그립을 바꾸면서 위력이 배가됐다. 어쩌면 불펜투수는 많은 구종이 필요하지 않다. 하나의 확실한 구종이 있으면 되는데 서동민은 그걸 갖췄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의 좋은 성적도 여기에 기반한다.

서동민은 “이전 슬라이더는 각이 조금 큰 대신 구속이 120㎞대 중·후반이었다. 하지만 그립을 바꾸고 난 뒤부터 구속이 빨라졌다. 130㎞대 초·중반이 나온다. 각도 짧고 더 빨리 떨어진다”고 만족감을 드러내면서 “결정구로 자신감이 조금씩 생기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SK 불펜은 강속구 투수들이 즐비하다. 투수들은 농담을 섞어 “150㎞를 던지지 못하면 SK에서는 투수도 아니다”고 할 정도다. 서동민도 “아무래도 1군 쪽에는 공이 빠른 투수가 워낙 많다”면서 “150㎞가 넘는 것은 타고 나는 게 있다고 생각한다”고 인정했다. 구속이 올라오고 있지만 150㎞를 연신 던질 수 있는 강속구 투수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어필하겠다는 각오다.

서동민은 올해 퓨처스팀 불펜에서 일익을 담당할 전망이다. 서동민은 “150㎞까지는 힘들겠지만, 안 아프고 더 빠른 공을 던지는 게 목표”라고 이야기했다. 더디지만 천천히 자신의 입지를 확대하고 있는 서동민이라 더 기대가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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