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막 로테이션 진입이 확정된 김민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시간이 걸릴 것이다. 코칭스태프는 그 시간을 단축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KT는 창단 당시부터 함께 했던 투수들이 상당수 떠났다. 시간이 지나며 생긴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이강철 감독이 부임한 후로는 마운드 세대교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젊은 투수들을 적극적으로 실험하며 미래를 그린다. 이제는 30대 투수들이 몇 없을 정도다.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시범경기를 거치며 그 색깔은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 감독은 팀 타선의 힘을 믿는다. 이 감독은 “투수들이 경기가 되게끔 만들어주면 된다. 타자들은 나쁜 편이 아니다. 근소한 열세 상황만 돼도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고 마운드 분발을 기대했다. 다만 젊은 투수들을 급하게 바라보지는 않는다. 이 감독은 “자리를 잡을 때까지 계속 기다려야 한다. 가지고 있는 구위들은 괜찮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 시간을 단축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인내하고, 순리대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이 감독은 시즌을 철저히 보수적으로 계산하고 있다. 그래도 얼굴의 흐뭇한 미소는 숨기기 어렵다. 시범경기에서 젊은 선수들이 각자의 매력을 뽐내며 힘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시범경기 성적이기는 하지만 자신감을 찾을 만한 성적을 낸 선수들이 적지 않다.

지난해 선발 수업을 받아 올해 로테이션 진입이 확정된 우완 김민(20)은 19일 LG전에서 4이닝 4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좋은 인상을 남겼다. 김민은 애리조나 캠프에서 이미 시속 150㎞를 넘는 공을 던지는 등 시즌 준비가 좋았다. 지난해 1군 9경기에 나가 4승2패 평균자책점 5.06을 기록한 김민은 올해 그 이상의 성적을 낸다는 각오다.

2019년 신인인 우완 손동현(19)은 시범경기 2경기에서 4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4이닝 동안 삼진을 무려 8개나 잡았다. 기본적인 구위는 물론 위기 상황을 빠져 나오는 배짱도 두둑했다. 팔꿈치 부상 여파를 털어내고 캠프부터 인상적인 투구 내용을 선보인 우완 배제성(23) 또한 시범경기 두 번의 등판에서 5이닝 동안 자책점이 하나도 없었다. 팀 사정에 따라 선발로도 나설 수 있는 선수들이다.

2017년 신인 우완 이정현(22), 2018년 신인인 우완 최건(20), 그리고 올해 대졸신인인 이상동(24)도 캠프와 시범경기에서 꾸준히 출장하고 있다. 이강철 감독의 시즌 구상에 모두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 선수들이라 할 수 있는 김재윤(29), 엄상백(23), 정성곤(23) 또한 시범경기에서 쾌투를 펼치며 승리조 진입을 눈앞에 뒀다. 이 감독 또한 세 선수가 시즌을 앞두고 착실히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처럼 올해 KT 마운드는 외국인 선수와 이대은을 포함, 만 20대 선수들이 대거 포진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단순히 뛰는 것만으로도 경험이 쌓이지는 않는다. 성공의 경험이 중요하다. 이 감독도 투수들에게 과감한 투구를 주문했다. 이 감독은 “볼넷을 주더라도 구속이 나와야 한다. 슬쩍 집어넣는 것은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카운트 싸움과 제구가 가장 중요하다. 불리한 카운트에서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을 수 있는 능력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젊은 투수들이 만들어져야 팀이 강해진다. 데리고 가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 감독의 기대에 선수들이 부응할지 관심이다. KT의 올해 전망은 물론 향후 5년이 달린 문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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