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SK 야수진의 리더로 자신들의 몫을 다하고 있는 김강민(왼쪽)-나주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김강민(37)과 나주환(35)은 SK 내·외야를 대표하는 베테랑이다. ‘왕조 시즌 1’을 경험한 이제 몇 안 되는 선수들이기도 하다. 여전히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예전만 한 출전 시간을 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그랬다. 가을의 영웅이었던 김강민이지만, 전반기는 상당수 퓨처스리그(2군)에서 보냈다. 지난해 정규시즌 출전은 80경기였다. 나주환은 119경기에 나갔으나 주전 유격수 자리를 내놨다. 후반기에는 여러 포지션을 돌아다녀야 했다. 그 결과 규정타석도 채우지 못했다.

올해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는 않을 전망이다. 염경엽 SK 감독도 면담에서 이런 뜻을 전했다. SK 외야에는 노수광 한동민이라는 확고부동한 주전 선수들이 있다. 여기에 염 감독은 타격 능력이 좋은 정의윤을 중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트레이드로 데려온 고종욱도 있다. 김강민이 주전을 장담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나주환도 마찬가지다. 염 감독은 개막 내야 구상으로 1루수 제이미 로맥, 2루수 최항 혹은 강승호, 유격수 김성현, 3루수 최정을 확정했다. 나주환은 여러 포지션에서 백업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실제 나주환은 시범경기에서 3루와 1루를 번갈아 가며 보고 있다. 선수들로서는 1~2년 사이에 급격히 입지가 축소됐다고 느낄 법하다.

그러나 두 선수는 불만 없이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오히려 후배들을 이끌며 솔선수범하고 있다는 게 염 감독의 생각이다. 염 감독은 “김강민 나주환이 자신의 임무에 맞춰 준비를 잘했다. 또 후배들을 잘 이끌고 있다. 감독으로서는 고맙다”고 고마워하면서 “김강민은 주전급 백업이다. 나주환도 여러 포지션에서 뛰면 80경기, 대타까지 나가면 100경기 이상을 뛰게 될 것”이라고 계산을 밝혔다. 여전히 중요한 선수라는 의미다.

1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경기가 끝난 뒤에도 공개 칭찬에 나섰다. 염 감독은 “김강민 나주환이 선임으로 벤치를 잘 이끌어가고 있는데 고맙다”고 말했다. 실제 두 선수는 파이팅 넘치는 응원으로 벤치 분위기를 주도했다는 후문이다.

선수들이야 모두 자리 욕심이 있다. 항상 그 자리를 지켰던 베테랑들이라면 더 그렇다. 후배들과 경쟁의식이 있을 법하다. 하지만 내색하지 않고 팀을 위해 자신들이 할 일을 했다. 나주환은 경기 중 포지션을 1루로 바꾸느라 글러브를 바꿔 끼었고, 김강민은 2-2로 맞선 9회 끝내기 홈런을 치며 팀을 승리로 이끌기도 했다. 

염 감독도 그런 두 선수를 ‘덕아웃 리더’로 점찍은 채 일찌감치 개막 로스터 명단에 넣었다. 팀 플레이어에 대한 당연한 대우이기도 하다. 숱한 우승 경험을 가진 두 선수의 무형적 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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