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J 겸 프로듀서 AVIN. 제공|LAC E&M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힙합 음악을 즐겨 듣는다는 사람들에게도 아빈(AVIN)이라는 이름은 생소할 수 있지만, 엠넷 '고등래퍼' 우승자 김하온의 프로듀서라고 하면 관심이 생길 것 같다.

DJ겸 음반 프로듀서인 아빈은 요즘 힙합 신에서 주목받는 인물이다. DJ로서 '울트라 코리아(UMF)' 무대에 2년 연속 설 정도의 입지를 다졌다. 프로듀서로서도 알만한 작업물을 만들어내며 점차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그 중 김하온의 데뷔앨범에도 참여했고 최근에는 '꽃'이라는 앨범을 프로듀싱했다. 윤하의 5집 수록곡 '에어플레인 모드(Airplane mode)'도 아빈의 작품이다.

이 모든 경력을 쌓은 나이는 고작 23살이다. 97년생으로 만 21세에 완성형 아티스트가 된 것이다. 일찌감치 꿈을 정하고 과감하게 도전한 덕분이었다.

"음악은 12살 때 기타로 시작했어요. 그러다보니 작곡에도 취미가 생기고, 노래가 좋아지더라고요. 고등학교도 원서를 쓰지 않고 바로 미국으로 건너가서 음악 공부를 했어요. 부모님은 처음에 10만원 짜리 기타 하나를 사주시고 아무런 간섭도 하지 않으셨어요.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신 덕분에 재능을 키울 수 있었던 거 같아요."

▲ DJ 겸 프로듀서 AVIN. 제공|LAC E&M

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서는 '어쩌다 만난 동네 사람들' 덕분에 활동 반경이 넓어졌다. 인천 출신으로 가수 김광진과 어릴 적부터 동네에서 왕래하다가 봄여름가을겨울의 기타리스트 김종진을 소개받아 직접 기타를 배웠다. 또 '동네 형들'인 그루비룸과 친해지면서 함께 음악적인 교류를 하는 사이가 됐다.

취향에서 재능을 발견했고, 우연같은 인연을 더해 꽃 피우게 된 셈이다.

"동네에서 어릴 때 부터 알던 형들이었어요. 같은 아파트에 살았거든요. 서로 만든 음악을 들려주고 하다가 윤하 누나 작업도 하게 되고, 그렇게 인연이 생긴 거 같아요."

아빈의 작업 방식은 만들어 놓은 곡을 가수에게 맞추는 식이 아닌, 가수에게 맞춤형 디자인을 해주는 식이다. 곡을 원하는 아티스트를 미팅한 후 스토리텔링과 스타일링을 거쳐 음악의 방향성까지 잡아준다. 재킷부터 뮤직비디오까지 일체형의 '작품'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덕분에 함께 작업한 아티스트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누구에게 데모 테잎을 보내서 '이 노래 할래?'라고 제안한 적은 없어요. 제가 생각하는 프로듀싱은 음악의 방향성과 내용까지 같이 협의해서 사람들에게 비춰지는 모든 걸 총괄하는 거라고 봐요. 아티스트를 만나서 지금 느끼는 감정이나 뭘 하고 싶은 지를 묻고, 깔끔하고 쉽게 만들어 대중에게 보여주는 작업을 좋아해요."

▲ DJ 겸 프로듀서 AVIN. 제공|LAC E&M

또 한 가지 놀란 점은 직접 마주한 아빈이 프로듀서라기엔 아이돌에 가까운 비주얼의 소유자였다는 점이다. 아빈이 가진 또 하나의 스타성이다. 그는 실제로도 음악 만큼이나 패션에 관심이 많아서 DJ면서도 프로듀서이고, 패션 트렌드를 이끄는 복합적인 성향의 아티스트를 꿈꾸고 있었다.

특히 해외에서는 DJ가 팝스타를 압도하는 인기를 누리고 공연 문화도 관객들이 직접 뛰어 놀고 즐길 수 있는 페스티벌 위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자신이 꿈꾸는 구체적인 미래 방향성까지 제시했다.

"항상 트렌드는 변하니까 그 문을 여는 사람이 제가 됐으면 해요. 지금은 DJ 겸 프로듀서가 생소하지만, 해외는 이미 DJ가 유명 가수보다 더 많은 페이를 받고 인기를 누리고 있어요. 우리나라도 페스티벌 문화가 점점 들어오고 있고요. 머지 않아 DJ의 티켓 파워가 더 강해질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시대가 오기 전에 전 미리 준비해놓고 같이 나아가면서 새로운 아이콘이 되고 싶어요."

▲ DJ 겸 프로듀서 AVIN. 제공|LAC E&M

물론 아빈이 유명세나 성공에 대한 욕심이 없는 건 아니다. 때 맞춰 차근차근 비상할 준비를 하고 있다. 같은 크루들처럼 방송을 타서 유명해지는 방법도 있지만, 일단은 추진력이 될 작업물을 쌓아놓겠다는 의지다.

"패셔너블하고, 디제이도 하고, 프로듀서로서 음악도 잘 만드는 아빈으로 나서고 싶어요. 차근차근 준비를 하다 보면 미디어도 적절한 때가 올 때 만나지 않을까요. 지금은 쌓아나가는 단계라고 생각해요."

이런 아빈의 스타성 덕분에 일찌감치 해외에서부터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지금은 동남아권 톱 아티스트인 제임스 리드 등과 합작 앨범을 준비 중이다. 이 앨범은 국내에는 올 여름 께 발매 예정이다.

"한국에는 잘 알려져있지 않지만 동남아권에서는 굉장히 유명한 친구들인데 한국 아티스트랑 작업은 처음이에요. 한국에 직접 넘어와서 뮤직비디오도 찍고, 그 친구들의 색깔과 저의 색깔이 합쳐져서 새로운 작업물이 나올 예정이에요."

변화하는 트렌드에 앞서 멀티 아티스트로서의 자취를 쌓아가고 있는 아빈, 오버그라운드에서 만날 날이 머지 않았다. 남들 다 아는 스타가 되기 전에 일찌감치 눈여겨 보는 건 어떨까.

▲ DJ 겸 프로듀서 AVIN. 제공|LAC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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