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폴드가 23일 잠실 두산전서 역투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스포티비뉴스=잠실, 정철우 기자]한화 구단에서 전력 분석팀 연수 중인 박정진은 개막전이 열리기 전 선발투수로 나설 서폴드에 대해 질문하자 다소 의외의 대답을 내놨다.

"스프링캠프 연습 경기 때만 해도 커브가 상당히 위력적이었다. 여기에 투심을 지니고 있어 효과적인 투구가 기대됐다. 그런데 시범경기에서는 커브를 거의 던지지 않았다. 본인이 원하지 않았을 수도 있고 반대로 감춘 것일 수도 있다. 감춘 것이라면 구위에 운영 능력이 플러스 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박정진의 말처럼 서폴드는 커브에 강점을 갖고 있다. 최고 구속이 134km나 찍힐 정도로 빠른 스피드를 지니고 있으면서 낙폭이 커 공략이 어렵다.

그러나 서폴드는 시범경기에서 커브를 잘 던지지 않았다. 박정진의 예상처첨 꽁꽁 숨겨 뒀다고 하는 것이 옳은 해석이 됐다.

서폴드는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5.2이닝 동안 5피안타 3볼넷 3실점을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에는 실패했지만 개막전이라는 부담감을 고려하면 나름대로 호투한 경기였다고 할 수 있다.

삼진은 하나뿐이었지만 맞춰 잡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보여 줬다. 많은 플라이볼을 유도하며 두산 타선을 상대했다.

4회 박건우에게 좌월 투런 홈런을 얻어맞은 대목은 뼈아팠지만 전체적으로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는 투구를 했다.

중요한 건 커브의 개수였다. 서폴드는 이날 104개의 공을 던지며 커브를 26개나 썼다. 그가 던진 구종 중 가장 많은 공을 커브로 활용했다.

박정진의 말처럼 시범경기에서는 자신의 커브를 상대에게 보여 주지 않으려 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각 큰 커브에 이은 하이 패스트볼은 서폴드의 위력을 더욱 배가시켜 주는 무기가 됐다. 여기에 좌타자 몸 쪽으로 활용하는 투심 패스트볼도 충분한 위력을 보였다.

특히 시범경기에서 커브를 아끼다 정규 시즌에 들어가서 다시 활용폭을 넓히는 투구 운영은 그가 마운드에서 단순히 공만 던지는 투수가 아니라는 점을 증명해 보였다고 할 수 있다.

첫 출발이 완벽하진 않았다. 하지만 그가 단지 공만 던지는 선수가 아니라 머리와 운영 능력을 지닌 '투수'라는 걸 확인한 것으로도 큰 성과가 있었던 경기였다.

내일이 기대되는 투수 서폴드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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