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록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으나 첫 등판에서 가능성을 뚜렷하게 남긴 삼성 헤일리 ⓒ삼성라이온스
[스포티비뉴스=부산, 김태우 기자] 삼성 새 외국인 투수 저스틴 헤일리(28)가 KBO 리그 첫 등판에서 승리 요건을 따내지 못했다. 수비 지원이 아쉬웠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6이닝을 채우며 성공 가능성을 내비쳤다. 분명 가지고 있는 것은 많은 선수라는 것을 과시했다. 

헤일리는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110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 1볼넷 3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전체적인 결과는 긍정에 조금 더 가까웠다. 3회 수비 지원이 있었다면 더 좋은 성적도 낼 수 있었다.

높은 타점에 공을 앞으로 끌고 나오는 능력은 호평대로였다. 비교적 큰 투구폼에서 나오는 움직임 심한 패스트볼에 위력이 있었다. 여기에 경기 초반에는 힘 있는 공을 던지면서 롯데 타선을 막았다. 1회 전준우와 12구 승부를 벌이기는 했지만, 2회까지 단 한 타자에게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으며 호투했다. 2회까지 탈삼진은 3개였다. 

3회 위기가 왔다. 구속이 조금 떨어졌고, 공의 움직임도 1·2회만 못했다. 여기에 선두 아수아헤에게 볼넷을 허용한 게 화근이었다. 김준태의 2루 땅볼로 이어진 1사 2루 이후에서는 신본기에게 중전안타를 맞고 이날 첫 실점을 기록했다. 

그 후로는 수비가 돕지 않았다. 민병헌의 중전안타 때는 중견수 박해민이 포구 위치를 잘못 잡아 공을 뒤로 흘렸고, 그 사이 1루 주자 신본기가 홈까지 들어왔다. 박해민의 수비 능력을 생각하면 더 아쉬웠다. 이어 손아섭의 3루수 방면 강습타구 때는 3루수 최영진이 글러브를 대지 못해 좌전안타가 돼 실점으로 이어졌다. 전준우의 2루수 강습타구는 손주인이 포구하지 못했다. 내야안타로 기록됐다.

1사 1,2루에서도 실책이 나왔다. 이대호의 타구가 유격수 이학주 정면으로 갔으나 포구 과정에서 공을 제대로 잡지 못한 것이다. 타구 속도, 이대호의 발을 생각하면 병살로 이닝이 끝날 수도 있는 상황이 더 아까웠다. 헤일리는 채태인을 병살타로 잡아내며 더 이상 실점하지 않았으나 실점과 투구수가 많이 불어난 상황이었다.

1·2회와는 달리 3회에는 타구속도들이 기본적으로 빨랐다. 타순이 한 바퀴 돈 롯데도 헤일리의 공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했다. 스스로도 보완점을 느꼈을 법한 3회였다. 하지만 헤일리는 무너지지 않았다. 4회와 5회를 잘 막아냈고, 6회까지 책임지며 선발로서 해야 할 최소한의 임무는 다했다.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에이스의 덕목을 보여줬다.

“좋은 선수”라는 평가가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포심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9㎞가 나왔고, 긴 익스텐션을 생각하면 체감적으로는 더 빠르게 느낄 법한 공이었다. 여기에 커터가 몸쪽을 예리하게 파고들며 위력을 과시했다. 비록 이날은 승리를 따내지 못했으나 기대감을 키운 등판이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