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성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한준 기자] 등번호 10번은 에이스의 상징이다. 이재성(27, 홀슈타인 킬)이 콜롬비아전에 벤투호 등번호 10번을 단 이유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한국 대표팀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콜롬비아를 2-1로 꺾었다. 전반 16분 손흥민의 골로 앞서간 한국은 후반 3분 루이스 디아스에게 동점골을 내줬으나 후반 14분 이재성의 왼발 중거리슈팅으로 승리했다.

이재성은 득점 상황에서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잡고 중앙으로 치고 들어왔다. 왼발 슈팅을 하기 좋은 각도가 열렸다. 타이밍을 놓치지 않았고, 마무리도 정확했다. 골키퍼의 손에 걸렸지만 골대 안으로 빨려들었다.

이 득점이 이재성의 유일한 공헌은 아니었다. 4-1-3-2 포메이션으로 나선 벤투호 3의 자리에서 오른쪽을 맡은 이재성은 공수 양면에서 전술의 핵심 역할을 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손흥민의 득점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황의조와 투톱으로 세웠다. 황의조가 곁에서 많이 뛰며 손흥민이 공격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줬다. 2선에서는 황인범이 공격 패스에 집중하고 이청용과 이재성이 전방 압박을 주로 했다. 풀백이 전진한 뒤 공간까지 이들이 커버하며 많이 뛰었다.

벤투 감독이 라인을 높이고 지배적인 경기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청용과 이재성, 황의조의 적극적인 전방 수비였다. 특히 이재성은 상대 공격의 길목을 끊는 수비와 빠른 타이밍의 압박 지원으로 보이지 않는 공헌이 많았다. 이재성이 공을 끊고 한국의 역습 기회로 연결된 상황이 많았다.

키패스는 아니었지만 황의조와 손흥민, 황인범이 공격 지역에서 빠져들어갈 때 적절한 기점 패스를 보내며 공격 템포를 살려준 것도 이재성이었다. 전반전에 한국은 콜롬비아를 몰아붙였다. 손흥민, 황인범, 황의조의 삼각편대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곁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하며 궂은 일을 한 선수가 이재성이었다.

부지런히 전술적 역할을 소화하던 이재성은 후반전 들어 주인공이 되기 시작했다. 후반 1분 이재성이 적극적인 전방 수비로 공을 자르고 손흥민에게 좋은 패스를 보냈다 후반 2분에는 이재성의 왼발 스루 패스가 황의조에게 이어졌으나, 빈 골문에 쏜 황의조의 슈팅이 골대를 때리며 무산됐다. 

이재성은 결국 후반 13분 자신이 직접 슈팅해 골을 만들었다. 투입된 시간동안 쉬지 않고 뛴 이재성은 후반 15분 권창훈과 교체되어 내려왔다. 60분동안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