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혜미 기자 한국-콜롭비아전



[스포티비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이성필 기자] 상대의 성향과 전술에 따라 팔색조로 대응한 파울루 벤투 감독이다. 특히 후방 빌드업에서 중요했던 '기성용 부재'를 효과적으로 메우는 방법도 찾았다.

축구대표팀은 3월 A매치 2연전에서 연승을 거뒀다. 지난 22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볼리비아에 이청용(보훔)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겼고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이재성(홀슈타인 킬)의 골로 2-1로 승리했다.

두 경기에서 주목할 부분은 지난 1월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한 기성용(뉴캐슬 유나이티드) 없이 경기를 치러 극복하는 방법을 확인했다는 점이다.

한국은 그동안 기성용이 뿌려주는 롱패스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었다.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 기성용이 수비 뒷공간으로 연결하는 롱패스로 답답함을 풀어내려고 했다. 이는 전형을 내려서는 아시아 국가들에는 통하지 않고 읽히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벤투 감독은 두 경기를 통해 플랜A, B를 함께 만들었다. 볼리비아의 경우 역습 중심의 경기 운영을 했다. 신장도 작은 편이라 4-1-3-2 전형에서 수비형 미드필더인 '1'에 주세종(아산 무궁화)을 홀로 배치했다. 지난해 11월 호주 원정에서는 4-2-3-1 전형에서는 황인범(밴쿠버 화이트캡스)이 동일 선상에 서서 뛴 바 있다.

황인범이 과감하게 전진 배치, 후방에서 패스가 좀 더 빠르게 나오는 효과가 있었다. 전방의 골경정력이 더 좋았다면 탁월한 효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스피드에서도 볼리비아에 앞섰다.

▲ ⓒ곽혜미 기자 축구대표팀 황인범


거칠게 붙은 콜롬비아전에서는 정우영(알사드)이 홀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고 황인범이 역시 투톱 아래서 지원했다. 콜롬비아는 다빈손 산체스(토트넘 홋스퍼)처럼 187cm의 신장 좋은 수비수가 공격에 가담하거나 두반 자파타(아탈란타, 186cm)처럼 높이와 힘이 있는 공격수가 중앙으로 집요하게 침투했다.

그러나 빠른 패스로 극복한 대표팀이다. 특히 전반 16분 손흥민의 골 과정이 그랬다. 콜롬비아의 전방 압박을 누르며 패스로 올라왔다. 정우영이 버텨 주면서 황인범이 패스로 길을 열었고 황의조가 수비를 뒤에 두고 옆으로 흘려 손흥민에게 닿아 골이 됐다.

후방의 중앙 수비수 김민재(전북 현대)도 빌드업에 역할을 했다. 후반 13분 이재성의 결승골 과정이 그랬다. 수비 진영에서 중앙선 근처까지 치고 올라와 오른쪽 측면으로 낮게 패스했다. 이를 잡은 이재성이 아크 부근으로 치고 올라가 왼발 땅볼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후방에서 짧은 패스가 올라오는 것은 긍정적이다. 투톱, 원톱 등 다양한 공격 조합은 물론 좌우 전환도 가능하다.

수비 전환 시에도 황인범이 빠르게 내려와 4-4-2 전형으로 두 줄 수비를 갖추거나 손흥민까지 가담해 공간을 주지 않으려 애썼다. 전원이 합심해 움직인 결과였다.

이날 경기를 관전했던 대한축구협회 기술연구그룹(TSG) 한 관계자는 "벤투 감독이 중원 조합을 고심하는 것이 느껴졌는데 잘 대처한 것 같다. 전방에 손흥민-황의조 투톱을 살려내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콜롬비아전 최전방에서 볼을 받았던 황의조는 "우리가 더 공격적이었고 콜롬비아가 미드필더 숫자를 한 명 더 늘렸다. 상대가 수비에 치중하면 더 공격적인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벤투 감독은 "플레이스타일과 원칙을 지켜갔다. 두 경기 상대의 스타일이 서로 달랐는데 괜찮았다"며 일관성 있는 경기를 해낸 것에 만족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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