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조제 모라이스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경남FC의 실수라고 볼 수도 있지만, 신성한 경기장에서 (선거 유세) 행동은 이해가 안 된다. 해외에서도 이런 일은 본 적이 없다.”

전북 현대 조제 모라이스 감독이 전례 없는 상황에 놀랐다. 어떻게 ‘신성한’ 경기장에 정치인이 들어올 수 있냐는 반응이었다. 대구FC전에서 자유한국당이 창원축구센터 내 선거 유세를 한 일을 두고 한 말이다.

지난달 30일, K리그에 선례 없는 일이 발생했다. 토요일 오후 4시 열린 경남-대구전에 정치인이 들어왔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지침에 경기장 밖 선거 유세는 허락되지만, 경기장 안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사건은 킥오프 30분 전에 일어났다. 자유한국당 수행원이 선수단 출입구 근처에서 경호팀에 선거 관련 규정을 물었다. 경호팀은 티켓 구매를 원칙으로 하고 정당, 기호명 노출과 유세 행위는 불가라고 고지했다.

오후 3시 45분 황교안 대표는 8번 게이트에서 티켓을 검수 받았다. 검표원은 구역과 권종 확인을 1차로 진행했다. 이후 일부 수행원이 티켓 없이 잠시만 들어가자고 말했고, 검표원이 티켓 없이 입장 불가와 정당, 기호명 노출, 유세 행위 불가를 고지하는 과정에서 실갱이가 벌어졌고 막무가내로 밀어 붙였다. 

이후 유례 없는 경기장 안 선거 유세가 벌어졌다. 황교안 대표를 포함한 자유한국당 수행원은 경기장 안에서 유세를 했고, 유투브와 각종 채널에 배포했다. ‘황교안 외풍’으로 사건은 커졌고 연맹은 경남에 제재금 2000만원 징계를 내렸다. 경남은 공식 성명으로 자유한국당에 금전적 손실 배상을 요구했다.

외국인 감독 눈에 ‘경기장 안 선거 유세’는 어떻게 비쳤을까. 모라이스 감독에게 이를 묻자 “신성한 축구장에서 선거 유세는 이해가 안 된다. 해외에서도 본 적이 없다”라며 혀를 내둘렀고, “경기 외적인 문제가 정말 안타깝다. 빨리 분위기를 추스르길 바란다”며 경남을 응원했다.

외풍에 흔들릴 법 했지만, 경남의 투지는 넘쳤다. 경기 종료 직전까지 전북을 몰아치며 극적인 무승부를 해냈다. 김종부 감독은 “선수들에게 특별한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사실 고민을 많이 했다. 승점 10점 삭감은 정말 크다. 복구가 정말 어렵다. 감당할 수 있을까란 생각도 했다. 구단 직원들이 대비책을 잘 세웠다. 끝까지 뛰어준 선수들에게도 고맙다. 전북전은 무승부 그 이상이다”라며 잔잔히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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