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율 4할 맹타와 수비 활용성으로 1군 눈도장을 찍은 KIA 이창진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KIA는 주축 야수 몇몇이 1군에 없다. 부상 및 부진 탓이다. 나지완과 제레미 해즐베이커는 타격 부진으로 2군에 갔다. 김주찬 김선빈은 몸이 좋지 않다. 이제 막 퓨처스리그(2군) 경기에 뛰는 단계다. 복귀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다들 위기라고 했다. 그렇게 보인 것도 사실이다. KIA는 야수 주전과 백업의 기량 차이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험 차이는 더 컸다. 베테랑들이 오랜 기간 라인업에 자리를 잡으면서 비중은 그만큼 더 커졌다. 4명의 주축 선수가 내려간 자리를 메우기 쉽지 않아 보였다. 김기태 감독도 공격에서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것을 인정했다.

물론 지금도 버겁기는 하다. 타격은 전체적으로 답답한 흐름이다. 하지만 새 얼굴의 분전은, KIA 야수 백업이 약하다는 것이 선입견일 가능성을 어렴풋이 보여 준다. 어쩌면 위기에서 찾은 가능성이다.

1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전은 상징적이다. 이날 짜릿한 6-4 역전승의 주인공은 야구 팬들에게 잘 알려진 베테랑들이 아니었다. 1군 경력이 많지 않은 새 얼굴이 힘을 내며 팀 타선을 이끌었다. 1승 이상의 여운이 남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날 선발 라인업에는 류승현(1루수) 이창진(중견수) 박찬호(유격수)가 각자 자리를 잡았다. 주축 선수들이 모두 정상이라는 가정 아래 확실한 주전 선수라고 보기는 어려운 최원준(3루수)과 한승택(대타)도 기회를 얻었다. 한 타석이 소중한 선수들인 만큼 집중력이 돋보였다. 1군에서 눈도장을 받기 위한 절실한 마음이 경기장 곳곳에서 묻어나왔다.

이창진 한승택은 9회 역전극의 주연이었다. 이날 3안타 맹타를 휘두른 이창진은 2-4로 뒤진 9회 2사 1루에서 좌전 안타를 쳐 불씨를 살렸다. 대타 문선재의 볼넷으로 이어진 2사 만루 찬스에서 극적인 역전 만루 홈런을 친 선수는 대타 한승택이었다. 누가 뭐래도 승리에 가장 크게 기여한 선수들이었다. 류승현도 안타 하나를 쳤고, 전날(12일) 2안타를 친 박찬호는 유격수 수비에서 실수 없이 경기를 마쳤다.

표본이 적기는 하지만 시즌 성적도 나쁘지 않다. 이창진은 12경기에서 타율 4할을 기록하고 있다. 도루도 2번 했다. 한승택은 11경기에서 타율 3할6푼, 류승현은 10경기에서 타율 3할3푼3리다. 타석 수는 적지만 KIA 팀 내에서 타율 1~3위다. 박찬호도 유격수임을 고려할 때 타율 2할6푼3리가 나쁘다고 할 수 없다. 새 얼굴의 공격력을 우려했지만, 활용하기에 따라 충분히 자기 몫을 할 수 있음을 증명해 가고 있다.

베테랑들이 돌아오면 먼저 기회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지금껏 쌓은 공력을 무시할 수 없다. 13일 라인업이 다시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새 얼굴들을 적절하게 활용한다면 여러모로 긍정적 요소가 많다. 기동력과 수비력을 보완할 수도 있고, 부상 위험도가 큰 나이인 주축 선수들의 체력 안배도 가능하다. 노쇠화되고 있는 라인업의 점진적인 세대교체도 꾀할 수 있다. 조만간 주축 선수들이 돌아오면, 김기태 감독의 즐거운 고민이 시작될 수도 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