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규. ⓒNC 다이노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NC 김영규가 또 잘 던졌다.

김영규는 14일 창원 NC 파크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안타 7개를 맞았지만 삼진 4개를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볼넷이 1개도 기록되지 않을 만큼 안정적인 제구력이 빛난 등판이었다.

올 시즌 네 차례 등판 중 세 차례는 확실히 제 몫을 해냈다. 지난 4일 두산전에서 5이닝 2실점한데 이어 이날도 좋은 공을 던지며 선발투수로서 제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데이터를 놓고 보면 이 정도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것이 사실이다.

김영규의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2km에 불과했다. 최저 구속은 133km밖에 나오지 않았다.

힘으로 상대를 찍어 누를 수 있는 수준의 투구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롯데 타자들은 김영규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다.

5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지만 득점을 만드는 데는 실패했다.

김영규가 팔색조 투구를 한 것도 아니다. 사실상 투 피치나 다름없었다.

김영규는 89구를 투구했는데 패스트볼이 45개로 가장 많았고 슬라이더가 39개로 뒤를 이었다. 또 하나의 무기인 체인지업은 5개에 불과했다.

빠른 공과 슬라이더만 노리고 있으면 공략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될 정도로 단순한 볼 배합이었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투 피치 유형 투수는 빠른 공에 타이밍을 맞추고 있다가 슬라이더에 대응하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들 말한다.

롯데도 그런 준비가 없었다고는 할 수 없다. 다만 이 두 구종을 화려하게 만든 양의지의 볼 배합이 있었기에 공략이 어려웠던 것이다.

양의지는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만으로도 충분히 혼란스러운 볼 배합을 만들어 냈다.

바깥쪽으로 패스트볼을 4~5개 연속으로 요구하다 갑자기 슬라이더를 택하는 장면이 대표적이었다. 같은 슬라이더라도 스트라이크 존으로 떨어지는 것과 볼이 되는 것 등의 구분을 철저하게 해냈다. 필요하다면 이대호를 상대로도 몸 쪽 빠른 공을 꽂는 대담성도 빛났다.

구속이 빠르지는 않았지만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제구를 잘하는 김영규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했다.

이런 볼 배합이 롯데 타자들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두 개의 구종으로 롯데 타자들을 어렵게 만든 이면에는 분명 양의지의 허를 찌르는 볼 배합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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