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오재원(왼쪽)과 장원준 ⓒ 한희재,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푹 쉬고 오라고 했어요."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이 16일 잠실 SK 와이번스전을 앞두고 주장 오재원(34)과 좌완 장원준(34)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한 배경을 설명했다. 단순히 성적 부진을 이유로 말소한 건 아니다. 경쟁터에서 한 발 떨어져서 머리를 비우고 돌아오라는 메시지가 담긴 결정이었다. 

두 선수는 시즌 초반 타석과 마운드에서 결과를 내지 못했다. 오재원은 18경기 타율 0.161(56타수 9안타) 1홈런 5타점에 그쳤고, 장원준은 불펜으로 6경기에 나서 2이닝 평균자책점 9.00에 머물렀다. 

젊은 선수들이라면 일찍이 교체를 결정했겠지만, 이미 산전수전을 겪은 베테랑들이었다. 김 감독은 두 선수가 그라운드와 마운드에서 경험을 바탕으로 페이스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 

오재원은 주장을 맡고 있어 더더욱 결단을 내리기 쉽지 않았다. 그라운드 안은 물론 벤치와 라커룸에서 오재원이 하고 있는 일들을 가볍게 넘길 수 없었다.  

그러나 힘들어 하는 두 선수를 더는 그대로 두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 감독은 "오재원은 주장으로서도 힘들어 하는 게 보여서 휴식을 줬다. 안 맞아도 자기 폼에 확신이 있어야 하는데, 왔다 갔다 하니까. 좋았을 때 감을 찾으려고 하다가 자기와 싸움이 심해 힘들어했다. 또 안 되니까 수비에서 더 열심히 뛰려고 하고, 주장으로서 해야 할 일들도 있으니까 힘들었을 것이다. 열흘 정도 쉬고 오라고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장원준은 지난해부터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안타까운 마음이 더 컸다. 김 감독은 "허리를 완벽하게 치료하고 컨디션을 확인한 뒤에 다시 불러야 할 것 같다. (장)원준이는 무슨 말을 해도 그냥 '네'하는 선수다. 내려보내기 전에 면담할 때도 그저 '네 알겠습니다' 하더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본인이 최고 컨디션이었을 때를 생각하고 움직이면 몸이 따라주지 않을 것이다. 5년이 지났으니까 분명 달라졌다. 계속 그때 컨디션을 지키려고 하면 무리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은 몸을 더 준비하게 하고, 나중에 준비가 완벽히 됐을 때 그때 돌아오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오재원이 말소되면서 임시 주장은 외야수 김재환이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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