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초반 설명하기 어려운 난조에 빠진 크리스 세일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메이저리그(MLB) 최고 좌완 중 하나로 손꼽히는 크리스 세일(30·보스턴)은 악몽의 2019년을 보내고 있다. 좀처럼 예전 경기력이 나오지 않는다. 스스로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시즌 4경기에 나선 세일은 18이닝 소화에 그치며 4전 전패, 평균자책점 8.50을 기록 중이다. 피안타율은 무려 3할1푼1리에 이른다. 지난해 세일의 평균자책점은 2.11, 피안타율은 1할8푼1리였다. 초반 난조를 실감할 수 있다. 이제 타자들은 더 이상 세일의 공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헛스윙 유도가 전매특허였던 세일은 18이닝 동안 홈런 5방을 얻어맞았다.

당황스러운 경기력이 이어지고 있다. 17일(한국시간) 양키스전에서도 5이닝 동안 안타 7개를 맞고 4실점했다. 6개의 삼진을 잡아냈으나 전체적으로 봤을 때 고전한 경기였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첫 경기(92.1마일·약 148㎞)보다 3마일(약 5㎞) 정도 빨라진 것은 고무적이었다. 최고 97.5마일(약 157㎞)이 나왔다. 하지만 구속이 성적을 담보해주지는 못했다. 일관성도 떨어졌다. 제구도 들쭉날쭉했다. 세일의 부진 속에 가뜩이나 부진한 '디펜딩챔피언' 보스턴은 또 졌다.

세일도 풀이 죽었다. 세일은 경기 후 ‘뉴욕 포스트’ 등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더 잘 던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가족, 우리 팀, 우리 팬들에게 완전히 부끄러운 일이다. 이보다 최악일 수는 없다”면서 “나는 6회·7회·8회 투구해야 한다. 우리 불펜을 아껴야 하고, 팀의 연패는 끊고 연승은 잇는 것이 임무다. 지금은 내가 해왔던 것이 아니다”고 자책했다.

세일은 자신의 MLB 경력 10년에도 올해가 가장 좋지 않은 출발이라고 단언했다. 다만 굳이 핑계는 대지 않았다. 세일은 “지금껏 야구장에서는 가장 큰 좌절이다. 나 스스로가 바보 같다. 하지만 사탕발림은 하지 않겠다. 좋을 때는 꽤 좋지만, 나쁠 때는 너무 나쁘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다만 구속 상승세는 기대를 걸어볼 만한 구석이 있다.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 또한 “이곳에 빌드업을 하러 온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가 뭔가의 준비를 진행 중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다음 등판에서 세일이 우리가 필요로 하는 그곳에 있다고 해도 전혀 놀라지 않을 것이다. 그는 이제 진짜 ‘크리스 세일’에 가까워졌다”며 반등을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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