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 경기에서 8회 2타점 동점 3루타를 터뜨린 나경민.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부산, 김건일 기자] 최형우에게 2점 홈런을 맞고 패색이 붙여진 8회. 롯데는 4번 타자 앞에서 2사 1, 2루를 쌓았다.

그런데 타석에 들어선 4번 타자는 이대호가 아닌 나경민이었다. 나경민은 7회 이대호를 대신해 1루 주자로 투입됐다. 대타로 쓸 수 있는 채태인 카드도 소진한 상태. 나경민이 쳐야 했다.

올 시즌 1군에서 첫 타석이다. 게다가 상대는 좌완 하준영. 지난해 나경민의 왼손 투수 상대 타율은 0.143(7타수 1안타)에 그쳤다.

그러나 나경민은 하준영의 초구를 벼락같이 받아쳐 외야 오른쪽 깊숙한 곳으로 보냈다.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고 6-6 동점이 됐다.

1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 경기가 끝나고 나경민은 "대주자로 들어가서 타석을 준비하지 않았다. 기회가 걸릴 줄 몰라서 긴장이 됐는데 패스트볼 하나 노리고 쳤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너무 오랜만이다. 짜릿했다. 기분이 정말 좋다"고 웃었다.

나경민은 롯데 네 번째 외야수 중 한 명. 빠른 발과 수비력이 장점이다. 특유의 근성 넘치는 플레이로 '사직 미친개'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스프링캠프 도중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올 시즌 출발이 미루어졌다. 퓨처스리그에서 개막을 맞이했고 지난 16일에야 1군에 올라왔다.

나경민은 "아파서 아쉬웠다. 안 아프면 내 기량을 펼치고 1군에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마음이 컸다. (민)병헌이 형이 다치고 (정)훈이형, (허)일, (김)문호 형이 잘 해주셨는데 내가 도움이 될지 안될지 모르겠지만 팀이 연패하고 있을 때 꼭 힘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나경민으로 기사회생한 롯데는 이날 연장 10회 1사 1루에서 3번 타자 손아섭의 끝내기 2점 홈런으로 8-6으로 이겼다. 손아섭 다음 타석으로 이어졌다면 4번 타자 나경민의 차례였다.

"(나에게 기회가) 오길 바랐다. 피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만약에 상황이 온다면 7회에 쳤던 것처럼 과감하게 하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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