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의 외국인 타자 잔혹사를 끊어내고 있는 페르난데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BO리그에 새롭게 선을 보인 외국인 타자들이 쉽지 않은 첫 한 달을 보냈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1·두산)의 방망이만 신이 났다.

올 시즌을 앞두고 새 외국인 타자와 계약한 구단은 총 5팀이다. 두산·LG·NC·롯데·KIA가 외국인 타자를 교체했다. NC·롯데·KIA는 2년 동안 뛰었던 외국인 타자를 교체했다는 점에서 승부수였다. 하지만 시즌 개막 후 한 달이 지난 지금, 효과를 보고 있는 팀은 두산뿐이다.

두산은 지난해 외국인 타자가 사실상 없다시피 했다. 지미 파레디스는 21경기에서 타율 1할3푼8리를 기록한 채 퇴출당했다. 대체 외국인 선수로 데려온 스캇 반 슬라이크 또한 12경기에서 타율 1할2푼8리를 기록했다. 명성에 비하면 너무나도 기대에 못 미쳤다. 두 선수가 합작한 안타는 고작 14개, 그리고 홈런은 2개였다.

워낙 야수진이 강한 팀이라 정규시즌에서는 큰 티가 나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시리즈와 같은 큰 무대에서는 역시 아쉬웠다. 그랬던 두산은 올해 미소를 짓고 있다. 페르난데스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페르난데스는 25경기에서 이미 39개의 안타를 쳤다. 타율은 무려 4할1푼1리에 이른다. 리그 1위이자, 현시점 유일한 4할 타자다. 삼진(8개)보다 더 많은 볼넷(13개)을 골라내며 출루율(.482)은 5할을 조준하고 있고, 최근에는 장타까지 터지며 4홈런, 22타점의 빼어난 성적을 쌓았다. 올 시즌 리그 최고의 외국인 타자다.

반대로 나머지 팀들은 오락가락하고 있다. 페르난데스의 정반대에는 제레미 해즐베이커(32·KIA)가 있다. 시범경기부터 타격이 안 되더니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갔다. 1군 14경기에서 타율은 1할4푼6리에 머물렀다. 41타수에서 삼진이 18개나 된다. 몸 상태마저 좋지 않아 결국 퇴출 수순으로 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최하위권에 처진 KIA는 여유를 가지고 기다려 줄 형편이 안 된다.

▲ 장타력을 증명한 조셉은 빠른 부상 회복이 관건이다 ⓒ곽혜미 기자
역시 시즌 초반 부상이 있었던 크리스티안 베탄코트(28·NC)도 타격감 회복에 필사적이다. 11경기에서 타율 2할1푼3리, 3홈런, 8타점에 머물렀다. 장타력과 수비 활용성은 나름대로 좋은 평가를 받지만, 약점이 뚜렷하다는 부정적 시선도 있다. 역시 볼넷에 비해 삼진이 너무 많은 것은 부정적이다. 다만 부상으로 흐름이 끊겼던 시기가 있었던 만큼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평가도 있다.

카를로스 아수아헤(28·롯데)는 그나마 조금씩 타격감이 올라오는 양상이다. 시즌 25경기에서 타율 2할3푼7리, OPS(출루율+장타율) 0.731에 머물렀으나 최근 6경기에서는 멀티히트 경기를 세 차례 만들었다. 볼넷을 잘 고르고 있다는 점도 기대를 모은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화끈한 장타를 기대할 수 있는 유형은 아니다. 이를 고려하면 타율과 출루율이 더 올라와야 한다.

토미 조셉(28·LG)은 위기다. 시즌 16경기에서 5홈런을 기록한 조셉은 LG 타선이 필요했던 장타력을 채워주는 듯했다. 타율(.232)이 조금 낮아도 확실한 자기 장점을 보여줬다. 그러나 최근 허리 부상으로 재활군에 내려갔다. LG는 근래 외국인 타자들의 부상 이슈로 고전했던 기억이 있다. 예민할 수밖에 없다. 얼마나 빨리 부상을 털어내고 돌아오느냐가 관건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