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스스로는 "동료들 덕분에 팀에 빨리 적응했다"며 주변 사람들 덕을 앞세웠지만, LG 젊은 선수들은 1년 만에 김현수 리더십에 완전히 사로잡혔다. 유강남은 "김현수가 곧 리더십"이라고 말할 정도다.
여기에 지난해 넥센(현 키움)에서 주장을 맡았던 김민성까지 가세했다. LG의 약점이었던 '연결고리'가 생기면서 더그아웃 분위기가 저절로 달아오른다.
2013년 이병규 현 타격 코치가 시작한 '으쌰으쌰' 세리머니에 이어 이번에는 '손 흔들기' 세리머니가 LG 더그아웃을 밝게 만들고 있다. 김민성은 만루 홈런으로 9-2 승리를 이끈 23일 경기를 마치고 이 세리머니가 언제 어떻게 시작됐는지 알려줬다.
"제가 첫 안타를 쳤을 때 더그아웃에서 굉장히 좋아해줬다. 어느날 더그아웃을 보니까 (김)현수 형이 손을 흔들더라. 다들 좋아하고 코칭스태프도 하는데, 팬들도 같이 해줬으면 좋겠다. 같이 하면 멋있을 것 같다."
"현수 형이 혼자 흔들고 있어서 받아줬다. 선수들이 보기 좋다고 해서 시작하게 됐다."
두 선수의 리더십에는 공통분모가 있다. 김현수도 김민성도 지는 날 너무 침울해지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김민성은 새로운 세리머니에 대해 "팀이 이기고 지는 걸 떠나서 긴 레이스를 스트레스 덜 받고 해야 한다"며 더그아웃에서 늘 밝은 분위기를 유지하겠다고 했다.
류중일 감독이 기대한 그대로다. 류중일 감독은 지난달 김민성 영입이 정해진 뒤 그에게 선수단 내 가교를 기대했다.
1979년생 박용택이 큰형이고, LG 출신으로는 '차기 주장 후보' 오지환이 있지만 두 선수의 나이 차가 작지 않다. 김현수와 함께 김민성이 리더십을 발휘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