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욱 감독은 이름값에 연연하지 않는 구상으로 시즌 초반 성공을 거뒀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시즌 초반 5할 이상 승률로 선전 중인 NC는 조만간 ‘지원군’이 가세한다. 부상으로 2군에 갔던 마운드의 핵심 전력 구창모(22)와 이민호(26)가 재활 막바지 단계다.

구창모는 팀에서 꾸준히 선발로 미는 선수다. 지난해에도 36경기에서 5승을 기록했다. 부상만 아니었다면 개막 로테이션의 일원으로 시즌을 맞이했을 것이다. 이민호는 지난해 14세이브를 기록한 불펜의 핵심이었다. 구창모가 선발진에 들어오고, 이민호가 제자리를 찾아간다면 체력적으로 다소 힘든 팀 불펜도 정비가 가능하다. 여러모로 긍정적 요소가 많다.

이동욱 NC 감독도 당연히 기대감이 크다. 그러나 1군 복귀 일정은 말을 아꼈다. 아직 계획이 없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할지 모른다. 이 감독은 “(구)창모는 아직 투구 수가 다 올라오지 않았다. 50개까지만 던졌다. 상황을 보면서 결정하겠다. 통증 여부도 살펴야 한다”고 했다. 이민호는 아직 경기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 이어 뼈있는 말도 던졌다. “무조건 올리지는 않는다. 공이 좋다는 보고가 있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지금 1군에 있는 선수들 이상의 경쟁력을 증명해야 콜업한다는 기준을 명백하게 제시했다. 이름값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는 애리조나 캠프 당시부터 이 감독의 리더십을 지배하는 요소였다.

NC는 캠프 당시 로테이션 완성이 시급했다. 두 외국인 선수(버틀러·루친스키)에 이재학까지는 확정이었다. 그런데 장현식이 불펜으로 이동하고 구창모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선발 자원이 두 명 필요했다. 여러 선수가 경쟁했지만, 이 감독의 선택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박진우(29)와 김영규(19)였다.

우려도 있었지만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박진우는 시즌 6경기에서 5번이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2승1패 평균자책점 2.43의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2년차 김영규도 5경기에서 3승을 수확했다. 우려가 많았지만 지금까지는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팀의 믿음에 보답했다.

이 감독은 “사실 이름값으로 따지면 국내 선발진은 우리 팀이 가장 떨어진다”면서도 “두 선수는 제구가 좋았다. 안정적으로 경기를 가지고 갈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떠올렸다. 다른 요소가 개입하지 않고 순수하게 현재 구위와 리그에서의 경쟁력만 판단했다.

신임 감독의 눈에는 선입견이 없다. 지금껏 잘했다고 우대받는 것도 없고, 지금껏 못했다고 소외되는 것도 없다. 한 경기 결과를 놓고 판단하지도 않는다. 과정과 경쟁력을 종합적으로 본다. 내부적으로 경쟁의식이 생겨날 여건이다. NC는 아직 마운드를 재건하는 단계다. 건전한 경쟁은 건강한 조직을 만든다.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좋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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