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만두 20주년을 기념해 친정팀을 찾은 페르난도 타티스 ⓒ세인트루이스 구단 트위터 캡처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전설적 장면으로 손꼽히는 ‘한만두’(한 이닝 만루홈런 2개)의 주인공이 친정팀을 찾았다. 페르난도 타티스(44)는 여전히 20년 전 그 장면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타티스는 24일(이하 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 홈구장인 부시스타디움을 방문했다. ‘한만두’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세인트루이스 구단은 이날 타티스를 경기장으로 초청해 특별 기념행사까지 갖는 등 나름대로 공을 들였다. 세인트루이스 구단은 트위터에 “메이저리그에서 지금까지 1만9000명의 선수가 뛰었지만, 한 이닝에서 만루홈런을 두 개 친 선수는 페르난도 타티스가 유일하다”고 홍보했다.

당시 세인트루이스 소속이었던 타티스는 1999년 4월 24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경기에서 역사에 남을 진기록을 만들었다. 3회에만 만루홈런 두 방을 터뜨리며 전설적인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타티스는 0-2로 뒤진 3회 무사 만루에서 좌월 만루포를 쳤다. 타자 일순해 다시 돌아온 2사 만루에서도 다시 왼쪽 담장을 넘겼다.

상대 투수이자 다저스 선발은 한국인 레전드 박찬호였다. 한국 팬들에게도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은 이유다. 한 이닝에 만루홈런을 두 개, 그것도 같은 투수에게 쳤다는 점에서 불멸의 기록이 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이 기록이 나올 확률을 약 ‘1200만분의 1’로 계산했다. 전무후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린다.

타티스는 경기 전 'FOX스포츠'와 인터뷰에서 그날을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한다고 웃었다. 타티스는 “시간이 아주 빨리 지났다”면서 “내 경력과 그리고 가족에게 정말 어마어마한 순간이었다. 엄청난 날이었다. 두 개의 만루홈런을 쳤고, 매우 기쁜 날이었다. 당시 홈런을 치려고 했던 것은 아니고, 단지 강한 타구를 만들려고 했다. 동료들이 나보다 더 기뻐했었다”고 추억했다.

타티스는 메이저리그에서 11년을 뛴 선수다. 텍사스, 세인트루이스, 몬트리올, 볼티모어, 뉴욕 메츠를 거치며 통산 949경기에서 113홈런을 기록했다. 특히 1999년에는 타율 2할9푼8리, 34홈런, 107타점 맹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그 11년보다 한만두로 더 널리 알려졌다. 타티스는 “모든 사람들이 항상 그 이야기를 묻는다”고 웃으면서 “명백하게도 내 경력에서 최고의 순간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타티스는 “세인트루이스에 오는 일은 항상 좋다. 내 경력에서 최고의 시기를 보낸 팀이다. 마치 집같이 느껴진다. 이곳에서 뛰는 것이 항상 좋았다”고 추억한 타티스는 이제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의 아버지로도 유명세를 이어 가고 있다. 박찬호에게 홈런을 쳤을 당시 막 100일이 지난 갓난아기였던 타티스 주니어는 MLB의 시선을 사로잡는 특급 신인으로 성장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