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강팀은 실책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실책도 잦지 않지만 실책이 나오더라도 견뎌 낼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다.

KIA는 지난주 6경기를 모두 졌다. 유일하게 10승을 달성하지 못하며 최하위로 내려갔다. 팀 분위기가 좋을 수가 없는 상황이다.

24일 잠실 LG전에서도 안 좋은 흐름이 이어졌다. 고비마다 실책이 나오며 어려운 경기를 자초했다.

1회부터 실책이 나왔다. 1회말 선두 타자 이천웅이 우전 안타로 출루한 뒤 오지환의 타구가 1루수 김주찬 쪽을 향했다.

완벽한 병살타성 코스였다.

하지만 공을 잡은 김주찬의 송구가 벗어나며 이 공을 유격수 김선빈이 놓치고 말았다. 주자 두 명이 모두 세이프 되며 2사 주자 없는 상황이 무사 1, 2루로 바뀌고 말았다.

안 그래도 LG전에 안 좋은 기억이 있는 KIA 선발투수 터너였다. 터너는 지난달 24일 LG전에서 5이닝 8실점(7자책점)하며 패전투수가 된 바 있다.

시작부터 편하게 출발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결국 터너는 흔들렸다. 다음 타자 김현수에게 볼넷을 내줘 만루를 허용한 뒤 채은상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내줬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유강남의 2루 땅볼 때 오지환이 홈을 밟으며 시작부터 2점을 빼앗겼다.

점수 차가 제법 벌어진 후에도 실책이 완전히 승부를 갈랐다.

KIA가 0-7로 뒤진 5회 선두 타자 유강남이 3루 쪽 내야안타로 출루했다. 보다 빠른 볼 처리가 있었다면 유강남부터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선두 타자 유강남이 1루에 진출하며 어려움이 시작됐다.

다음 타자 박용택의 1루 땅볼 때도 2루 송구가 좋지 못했다. 발이 빠르지 않은 유강남에게 내야안타를 내준 뒤 실책이 나오며 2루 진루까지 허용했다. KIA 선수들이 연패에 대해 얼마나 많은 부담을 갖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폭투에 이은 김용의의 우전 안타로 유강남과 박용택이 모두 홈을 밟으며 사실상 승부가 끝나고 말았다.

연패에 대한 부담은 스스로 이겨 내는 수 밖에 없다. 같은 힘으로 맞붙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것이 현재 KIA 분위기다. 여기에 실책까지 더해진다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질 수 밖에 없다.

현재 KIA에 실책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이날의 야구가 증명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