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의 경력에 비해 시즌 초반 출발이 저조한 베테랑들. 왼쪽부터 박용택(LG)-김태균(한화)-이대호(롯데)-최형우(KIA) ⓒ한희재 기자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오랜 기간 뛰어난 성적을 내며 KBO리그의 얼굴로 활약했던 베테랑들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성적 낙폭이 가파르다.

한화는 1일 대전 두산전을 앞두고 베테랑 김태균(37)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한용덕 한화 감독의 분위기 전환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김태균의 올 시즌 성적이 썩 좋지 않은 점도 있었다. 김태균은 올해 29경기에서 타율은 3할5리로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장타율(.379)이 개인 경력에서 최저치까지 떨어지는 등 분명 정상이 아니었다. 김태균의 통산 장타율은 0.529다. 

김태균뿐만이 아니다. 1982년생 동갑내기인 정근우(37·한화)도 올 시즌 고전하고 있다. 팀의 주전 중견수로 기대를 모았으나 긴 타격 슬럼프에 시달렸다. 정근우 스스로 “슬럼프가 이렇게 오래 간 적이 없다”고 할 정도였다. 통산 타율이 3할3리에 이르는 정근우는 올해 20경기에서 1할6푼9리에 머물렀다. 설상가상으로 햄스트링까지 다쳐 1일 2군에 내려갔다. 송광민(36)도 지난해만 타격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 외에도 시즌이 개막한 지 한 달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자기 페이스를 찾지 못하는 베테랑들이 많다. 롯데의 베테랑 듀오도 마찬가지다. 간판타자인 이대호(37)는 31경기에서 타율 2할6푼7리, 2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707에 머물고 있다. 못해도 3할과 30홈런을 보장할 것이라는 전망과 완전히 동떨어진 성적이다. 이대호의 지난해 성적은 타율 3할3푼3리, 37홈런, 125타점, OPS 0.987이었다.

지난해 130경기에서 타율 2할9푼3리를 기록한 채태인(37·롯데) 또한 올해 타율은 1할6푼9리에 불과하다. 홈런은 단 하나다. KIA의 베테랑들인 최형우(36) 김주찬(38) 이범호(38) 또한 시즌 출발이 저조하기는 마찬가지다. 리그 정상급 타자인 최형우는 31경기에서 타율 2할7푼4리, OPS 0.793에 머물고 있다. 그나마 최근 성적이 올라오고 있는 게 다행이다. 김주찬은 23경기에서 타율 2할1푼8리, 이범호는 13경기에서 2할6푼3리에 머물렀다. 

그 외 박용택(40·LG), 유한준(38·kt)도 고전하기는 마찬가지다. 영원한 3할 타자 이미지인 박용택의 올해 타율은 2할2푼9리, 중장거리 타자인 유한준의 OPS는 0.618에 그쳤다. 만 35세 이상 선수 중 그나마 자신의 이름값을 하고 있는 선수는 박경수(35·kt)와 김강민(37·SK) 정도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들은 자신의 타격 매커니즘을 확실하게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다. 초반의 일시적 부진일 수도 있다. 실제 몇몇 선수들은 전형적인 슬로스타터이기도 했다. 그러나 시즌 초반 성적이 너무 처져 있다는 점에서 예년의 성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비관론도 고개를 든다. 나이를 생각하면 서서히 그래프가 꺾일 때도 됐다는 의견이다. 팀 전력에서는 확실한 상수로 계산하고 시즌에 돌입한 터라 각 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결국 이들이 제자리로 돌아와야 하는데, 그 폭발의 시점이 언제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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