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포스터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특별한 역주행이 시작된다. 한국은 물론 세계를 집어삼키다시피 한 '어벤져스:엔드게임'의 광풍 속에서 '나의 특별한 형제'(감독 육상효)가 선전하고 있다.

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나의 특별한 형제'(감독 육상효)는 어린이날 대체휴일인 지난 6일 하루 17만7832명의 관객을 불러모아 일일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누적 관객은 83만8702명이다. 극장가를 장악한 '어벤져스:엔드게임'의 강력한 자장 속에서 거둔 성적이라 더욱 의미있다.

'나의 특별한 형제'는 '어벤져스:엔드게임'이 지금보다 더한 맹위를 떨치던 지난 1일 개봉, 2위를 지키며 꾸준히 관객을 모으고 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관객증감률. 5월 초 황금 연휴 마지막날인 6일 1위 '어벤져스:엔드게임'이 전날보다 27.5% 관객이 줄어드는 동안 '나의 특별한 형제'는 전날과 같은 수준의 관객을 꾸준히 모으며 웰메이드 무비의 저력을 드러냈다.

'방가?방가!', '강철대오:구국의 철가방' 등을 연출한 육상효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나의 특별한 형제'는 함께라야 완전해질 수 있는 특별한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목 아래는 까딱도 할 수 없는 지체장애인 세하(신하균)와 덩치만 컸지 지능은 5세 수준인 지적장애인 동구(이광수)가 한 몸처럼 의지하며 세상을 살아가는 과정이 유쾌하고도 따뜻하게 그려졌다.

장애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라는 편견은 내려둬도 좋을 맡큼 '나의 특별한 형제'는 일반의 통념을 벗어난다. 불편한 몸, 거듭되는 실수를 두고 악의 없는 농담과 자조를 이어가면서 제 힘으로 열심히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어느덧 '장애'를 잊고 세하와 동구의 이야기에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그들을 가만히 두지 않는 세상에 대한 날선 시선도 한 방울 녹여내고, 영화는 우직하게 갈 길을 가며 할 말을 한다. 세상엔 나쁜 사람이 없다고 믿는 듯한 육상효 감독의 정감있는, 그러나 군더더기 없는 연출 아래 배우들의 담백한 연기가 더해져 더 힘있다.

약하기 때문에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영화의 메시지를 체화해내기라도 한듯, 배우들의 앙상블이 특히 매력적이다.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목에 얼굴 표정만으로 꼬장꼬장한 지체장애인 세하의 드라마틱한 감정선을 그려낸 배우 신하균은 말할 것도 없고, '런닝맨'의 유쾌한 예능인으로 매주 사랑받는 이광수는 지적장애인 캐릭터를 마치 제 몸인양 그려내며 '배우 이광수'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의 감정선을 따라가다보면 혼자가 되어버린 동구가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을 보며 울음을 터뜨리는 장면에서 함께 눈물짓게 된다. 자원봉사자가 아닌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친구로서 이들과 함께하는 이솜은 물론이고 박철민 권해효 김경남까지 허투루 쓰이는 이들이 하나 없다.

유쾌한 코미디, 따뜻한 드라마 사이사이엔 태어났기에 자신의 삶에 책임을 지라는 묵직한 질책이, 세상 모두는 약한 존재기에 서로 의지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함께한다. 착한 영화지만 마냥 착하지만은 않은, 진정한 가족의 달의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의 역주행이 어디까지 이어질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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