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어린 의뢰인'의 유선. 제공|이스트드림시노펙스(주)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영화 '어린 의뢰인'의 유선이 아동학대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싶었다며 영화에 담긴 진심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유선은 영화 '어린 의뢰인'(감독 장규성) 개봉을 앞둔 7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영화 '어린 의뢰인'은 10살 소녀가 동생을 죽였다고 자백해 경찰에 연행되면서 벌어지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2013년 세상을 경악케 한 칠곡 아동학대사건을 모티프로 삼아 더욱 눈길을 모았다.

유선은 '어린 의뢰인'에서 얼굴도 기억하지 못하는 엄마를 그리워하던 10살 다빈, 7살 민준 남매에게 어느날 갑자기 생긴 엄마 지숙 역을 맡았다. 남들이 보기엔 멀끔하지만 아이들과 남으면 세상을 향한 분노를 연약한 아이들을 향해 표출하고 마는 인물이다.

분노유발자나 다름없는 아동학대범 캐릭터를 두고 장규성 감독도 캐스팅이 어려웠다고 털어놨을 정도. 실제 딸을 키우는 엄마인 유선은 '캐스팅이 어려웠는지는 나중에 알았다"며 "처음 대본이 왔을 때는 기다렸던 작품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바로 아동학대 문제에 대한 남다른 관심 때문이었다.

유선은 "그 때는 '미쓰백'도 나오기 전이었다. 우리가 촬영 들어갔을 때 '미쓰백'이 나왔다"면서 "아동학대를 심층적으로 다룬 영화가 없었다. 아이가 부모의 사랑을 먹고 자라고 성품이 자라나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이 자라나는지를 키우며 경험하고 있지 않나. 그렇지 못한 아이들이 안타까워서 아동학대 방지 홍보대사로도 활동했다"고 말했다.

"홍보대사를 하며 현실을 맞딱뜨리게 된 거다. 실제 아동학대는 친부모가 저지르는 게 80%라는 걸 그때야 알게 된 거다. 아이가 죽고 하는 극단적 상황이 아니어도 아이를 훈육한다는 이유로 감금한다거나 때린다거나 옷을 벗겨 내놓은다거나. 내 자식이니까 내 방식대로 키우는 거지 하는 사고방식으로 연약한 아이들에게 끔찍한 일을 하는 부모들이 너무 많은 거다. 어른들이 받는 스트레스를 아이들에게 표출하는 부모들이 너무 많다는 걸 알았다."

유선은 "요즘 애 키우기 무섭다고들 하지만 가정에서 시작되는 건데 사람들은 세상 탓만 한다. 그에 대한 문제의식을 심어주고 싶었다"며 "내 달란트, 내 배우라는 직업으로 적극적으로 알릴 수 있는 기회 아닌가. 내가 잘 보여드린다면 내가 아동학대 홍보대사로 쓰임받는 것보다 훨씬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 아닌가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사명감을 가지고 만들어야 한다. 변화를 이끌어내고 싶은 마음에 하는 거다. 정말 잘 만들어서 많이 보게 해 봅시다 이런 이야기를 나눴다. 감독님도 '아이 셋이 있는 부모고 이런 문제에 대해 누구보다 심각하게 생각한다며 의식을 같이한다는 게 반갑고 고맙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그러나 좋은 의도나 의욕과 촬영의 어려움은 별개였다. '어린 의뢰인' 언론시사회 이후 진행된 간담회 당시 눈물을 보였던 유선은 "당시 질문에서 '그 역할을 하시면서 마음이 어렵고 힘드셨을 것 같은데' 그 말에서 '아 나를 알아주시는구나' 하는 마음이 확 왔다"고 털어놨다.

유선은 "촬영 중간 감독님에게 볼멘소리로 '내가 이걸 왜 한다고 한거지, 내가 왜 꽂힌거야' 볼멘소리를 한 적이 있다"면서도 "이런 역할을 해서 힘들다 투정한 적 없다. 내가 짊어진 내 숙제인 거다. 어떤 작품 어떤 캐릭터를 할 때보다 심적으로 무거웠다"고 고백했다.

그는 "그날 시사회가 끝나고 주변 분들이 다들 제 손을 잡고 '얼마나 힘들었냐' 하시더라. 다 손을 잡아주신다. 역할이 세니까 걱정했는데 그 과정을 봐주시겠다. 이런 역할을 하기까지 힘들었구나 그 과정을 봐주시는 게 감사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지막까지 강조했다.

"'자식 있는 부모라 못 보겠네요. 차마 못보겠네요' 하는 반응을 본다. 안타까웠다. 가슴 아프지만 자식이 있으니까 봐야 하고 맞딱뜨려야 하는 현실이다. 불편하다고 피하려고만 하나. 그러지 않으면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저도 기사만 봐도 끔찍해 했던 사람인데 안으로 들어가보면 생각한 것보다 문제가 끔찍했다. 홍보대사도 하고 하며 이젠 그런 문제를 알리는 사람이 됐다. 안타까울수록 진실과 마주했으면 좋겠다."

영화 '어린 의뢰인'은 오는 22일 개봉을 앞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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