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승리, 정준영, 최종훈, 박유천. 곽혜미 기자 khm@spotvnews.co.kr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연일 터지는 가요계 사건 사고 소식에 아이돌 인성교육의 중요성이 주목받고 있다. 과연 아이돌의 인성 문제는 누가 풀어야 할 숙제일까?

쏟아지는 사건의 수위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아이돌이 벌인 사건에 약물 강간에 집단 성폭행이라는 표현까지 뉴스에 등장할 정도로 심각하다. 글로벌 케이팝의 위상에 걸맞지 않은 부끄러운 참상이다.

혹자는 이 사건들로 인해 세계적으로 뻗어나가는 중인 케이팝의 인기에 지장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또 어떤 이들은 10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존재인만큼 기획사에서 아이돌의 인성 교육에 더욱 신경을 써야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대중은 아이돌이 저지른 사고에 1차 책임을 지라며 기획사로 화살을 날린다. 소속 연예인의 인성 교육을 잘못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애들을 잘못 키운 못된 회사로 낙인이 찍힌다. 승리가 저지른 일에 다른 가수들의 사건까지 합쳐 YG엔터테인먼트를 묶어 거론하는 반응과 윤서빈의 과거 학교폭력설에 어느 회사보다 아티스트의 '인성'을 강조했던 JYP엔터테인먼트가 비난을 받은 것도 그 이유다.

그렇지만 이들이 저지른 잘못이 무조건 기획사에서 연습생들에게 인성교육을 충분히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을까.

여러 연예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어쨌든 잘못을 저지른 연예인이 소속된 입장에서 회사의 책임이 전혀 없다고 볼 수는 없지만, 현실적으로 아티스트의 인성 교육은 회사에서 시킨다고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는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인성 교육은 회사가 아닌 그들의 부모가 시켜야 했던 것이 맞다고 본다"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밝혔다.

여러 아이돌들의 성장 과정을 지켜본 업계 관계자들은 타고난 기질이 있기 때문에 2차 성징 이후의 아이들의 성향을 회사의 교육으로 다잡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나 연예인이 되려는 친구들인만큼 각각의 개성이 강한 것도 고려해야 할 뿐더러, 스타로서 지녀야 할 소양과 규범에 관한 교육을 충분히 한다고 해도 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개인의 몫이기에 그밖의 돌발상황은 회사에게 천재지변이나 마찬가지라는 입장이다.

▲ '프로듀스X101' 윤서빈. 곽혜미 기자 khm@spotvnews.co.kr

물론 원한을 산 과거가 있는 연습생은 기획사에서 충분히 걸러낼 수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럴 수 없기도 하다. 실제로 연예기획사에 소속된 이들을 대상으로 주변인들의 과거 제보가 쏟아지는 일은 흔하다. 종종 '진짜'가 있어 데뷔에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이중에 상당수는 거짓 제보라는 귀띔이다. 또래 친구가 스타가 되는 모습을 보고싶지 않은 질투심 때문에 거짓말로 제보를 하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이런 경우 오랜 기간을 동고동락한 연습생들과 직접 미팅을 갖고 심도있게 이야기를 나누는데 이 과정에서 대부분 오해가 풀리고, 만약 진짜일 경우 아티스트가 회사를 작정하고 속인다면 속수무책이라고 한다.

다르게 접근한다면 기획사에게 연예인 인성 교육의 책임이 있느냐 없느냐로도 의견이 갈릴 수 있다. 일반 회사에서도 사원들의 인성교육을 한다고 해서 징계를 받을만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 경우가 없듯이, 연예인에게는 기획사가 회사다. 무형의 재능을 파는 상품으로서 노래와 춤, 연기 등 재능을 위한 투자 차원에서 연습생 교육을 하는 것이지 완벽한 인간으로 키워낼 의무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도 있다.

공교육으로도 교화가 되지 않는 아이들이 세상에 수두룩한데, 소속 연예인의 사건 사고에는 무조건 철퇴를 맞는 기획사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억울한 부분도 있다. 결국 이들이 단순한 상품이 아닌 팬들과 감정을 교류하는 특별한 감성을 담은 존재이기 때문에 벌어지는 아이러니다. 아무리 연예인이 엔터사에서 취급하는 일종의 '상품'이라고 해도 휴대폰이 폭발했다고 제조사에 책임을 무는 것과 같을 수는 없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기획사에 면책권을 주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대부분 10대 초반부터 연습생 생활을 시작해 몇년에 걸쳐 데뷔하는 케이팝 아이돌의 성장 과정을 생각하면 많은 시간을 회사에서 보낸 아이돌이 데뷔 후 사회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을 경우엔 회사의 책임이 어느 정도는 다분하다.

다만 기획사에는 교육의 책임보다는 그들을 발탁하고 검증하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사랑을 먹고 자란 연예인들이 저지른 크고작은 사건 사고에 더 이상 팬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재능만큼이나 꼼꼼하고 철저하게 인성을 검증해 불행의 씨앗이 심기는 일을 미연에 방지하자는 차원이다. 물론 인성 검증이라는 것이 마트에서 파는 물건의 품질 검증처럼 간단한 것이 아니겠지만, 소속 연예인이 저지른 사건에 '우린 할 만큼 했다'고 떳떳해지기 위해서라도 그런 시늉이라도 시도해볼 가치는 있다는 것.

반면 대중은 기획사에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을 감싸고 넘어가는지, 단호하게 잘라내는지 등 사건 사고에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대처하는지를 보고 비난의 화살을 돌려도 늦지 않다. 무턱대고 하는 비난 대신 좋은 선례가 만들어져야 앞으로의 기획사들의 대처도, 이를 지켜본 연예인들의 태도도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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