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아시아드, 잔디 및 경기장 점검 ⓒ부산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부산, 박대성 기자] “오죽하면 집에 잔디를 키웠을까요. 잔디는 최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잔디 위에 계란을 놓고 떨어뜨리면 푹신해야 할 정도로 관리했습니다. 대표 팀 선수들이 부산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야 하잖아요. 매일 점검 했습니다.”

대한축구협회가 6월 친선경기 개최지를 발표했다. 6월 7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호주와, 6월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 격돌한다. 호주와 이란은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앞두고 팀 전력을 점검할 최적의 상대다. 24일 티켓 오픈으로 6월 A매치 개최에 들어간다.

주목할 점은 경기장에 있다. 부산은 2002 한일 월드컵 첫 승을 따낸 의미 깊은 장소지만, 15년 동안 A매치가 열리지 않았다. 2004년 독일과 평가전 이후, 한 번도 국제대회를 치르지 않았다. 

2018년 전까지 축구 국제대회 유치에 소극적이었다.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카잔의 기적과 파울로 벤투 감독 무패 행진으로 축구 열풍이 고조되자, 평가전 개최에 관심을 가졌다. 

의지는 있었지만 준비가 미흡했다. 2018년 10월 우루과이전 개최 직전에 실패했는데, 잔디가 문제였다. 그해 여름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각종 콘서트가 열리면서 회복 불능에 가까웠다. 급하게 긴급 조치를 시도했지만 엎질러진 물이었다.

부산시축구협회에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정정복 부산시축구협회장은 2019년 슬로건으로 A매치 유치를 내걸었다. 2018년 10월 우루과이전 개최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다짐이었다. 집에 잔디까지 키워가며 최상의 상태를 연구했다.

부산시에 협조를 요청했다. 6월 평가전과 12월 동아시안컵 개최를 위해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대여를 당분간 피했다. 콘서트 등을 열 수 없어 각종 단체의 압박이 있었지만, “잔디 위에 달걀을 떨어뜨리면 푹신할 정도로 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움직였다.

물론 아직 과제는 있다. 2002년 이후 특별한 보수를 하지 않아 노후한 전광판과 IT 시설이 문제점이다. 6월 평가전이 1달 앞으로 다가온 만큼, 전광판 교체는 어렵지만 와이파이와 랜선 등 인터넷 기반은 새로 구축했다는 것이 부산시축구협회 측의 설명이다. 

6월 평가전을 시작으로 ‘월드컵 4강 신화 첫 단추’ 명성을 찾으려 한다. 15년 동안 암흑기를 깨고 축구 도시로 성장할 신호탄을 쏠 생각이다.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국제 대회를 하면 전 세계에 부산을 알릴 수 있다. 호주전이 전초전”이라는 부산의 바람이 이뤄질지 지켜보자.

스포티비뉴스=부산, 박대성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