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강철 kt 감독은 조한욱을 팀 마운드의 미래 중 하나로 점찍고 본격적인 개조 작업에 들어갔다 ⓒkt위즈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이강철 kt 감독은 21일 수원 두산전을 앞두고 박승민 투수코치와 불펜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전날 트레이드로 영입한 우완 조한욱(23)의 투구를 지켜보기 위해서였다.

이 감독은 “2군에서도 조한욱의 경기는 한 번도 보지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잠재력이 뛰어나다는 보고를 받았다.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고 싶었다. 조한욱은 원래 이날이 퓨처스리그(2군) 선발 등판일이라 던지는 데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새 감독과 투수코치가 보는 앞이라 너무 긴장한 탓일까. 조한욱은 “지금까지 불펜피칭 중 가장 못했던 것 같다”고 자책했다.

그런데 이 감독은 웃고 있었다. 이 감독은 “올해는 물론 내년 이후도 생각해야 한다”면서 “조한욱은 군필이고, 굉장히 매력적인 것을 가진 선수”라고 이야기했다. 이날 불펜피칭 감상에서 의미 있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이 감독은 “투수코치와 내가 공통으로 생각하는 부분이 있었다. 이야기를 해봐야 할 것 같다. 선수 생각도 들어볼 것”이라고 했다. 뭔가 고칠 것을 찾았다는 의미다. 이 감독의 새 원석을 찾은 흥분을 애써 가라앉히고 있었다.

조한욱은 충암고를 졸업하고 2015년 SK의 2차 1라운드(전체 4순위) 지명을 받은 유망주다. 동기 투수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뽑힐 만한 기량을 선보였다. 2017년과 2018년은 경찰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하며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일찌감치 군 문제도 해결했다. 다만 유니폼이 바뀌는 와중에 혼란이 조금 있었다. 투구폼을 너무 많이 바꿨다.

조한욱은 경찰야구단에 들어가 투구폼을 바꿨다. 경찰야구단 코칭스태프의 권유였다. 강압적이지는 않았지만 조한욱은 제구력을 보완하기 위해 이를 따랐다. 하지만 SK 코칭스태프의 생각은 달랐다. 플로리다 캠프 당시 다시 투구폼에 손을 댔다. 사실상 완전히 뜯어고쳤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조한욱은 가고시마 2군 캠프로 간 뒤에도 투구폼 교정에 매달려야 했다. 퓨처스리그 초반 성적이 오락가락했던 이유다.

kt에 와 한 번 더 수정은 불가피하다. 이 감독은 조한욱의 상체가 너무 빨리 쓰러진다고 본다. 여기에 발을 내딛는 각도도 조금 바꾸면 더 좋은 투수가 될 것이라 자신하고 있다. 당분간은 변신의 시간을 보낼 전망이다. 이 감독이 “2주 정도 1군에 데리고 다니면서 지켜보겠다”고 말한 배경이다.

그러나 1군 코칭스태프가 직접 챙기는 만큼 동기부여는 높아질 수 있다. 게다가 이 감독은 리그에서 손에 뽑히는 투수 전문가다. 조한욱도 의지를 숨기지 않는다. 조한욱은 “군에서 제구를 잡으려고 많이 노력했다. 어느 정도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처음에 잘 풀리지 않았다”고 담담하게 말하면서 “새롭게 시작하는 계기로 삼겠다. 열심히 해서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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