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선수들이 29일 대전 한화전에서 승리한 뒤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KIA 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이제 질문은 대충 각이 잡히고 있다. KIA 타이거즈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려 하는지에 대한 물음에 박흥식 감독 대행은 확실하게 답을 하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선수들이 이에 대한 답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다.

KIA는 29일 대전 한화전에서 3-1로 이겼다. 박흥식 감독 대행 취임 이후 10경기에서 8승2패의 고공 행진을 이어 갔다.

하지만 이날 경기를 100점을 주긴 힘들다. 외국인 투수 터너의 놀라운 역투(9이닝 1실점)에 힘입은 승리이긴 했지만 KIA가 뽑을 수 있는 점수를 다 뽑았다고 보긴 어렵기 때문이다.

박 대행은 찬스가 올 때마다 번트로 다음 베이스를 노렸다. 이날 경기에서 3번이나 번트 작전이 나왔다.

하지만 KIA가 박 대행의 전략을 완벽히 이행한 건 1차례에 불과했다. 두 번은 번트 작전이 실패했다.

5회 선두 타자 한승택이 좌익 선상으로 흐르는 2루타로 출루한 뒤 9번 김선빈에게 번트 작전을 지시했다.

하지만 김선빈의 번트가 포수 앞에 떨어지며 3루로 뛰던 한승택이 태그 아웃됐다.

7회에도 번트 작전이 있었다. 이창진이 기습 번트 안타로 출루한 뒤 한승택에게 초구 번트 사인이 나왔다. 하지만 파울이 되며 성공하지 못했다. 강공으로 전환했지만 삼진을 당하며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이 상황들을 보면 박 대행의 야구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 것인지에 대한 답이 나온다. 경기 상황에 따라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작전 야구를 펼칠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박 대행의 인터뷰에서도 이런 계획은 많이 읽히고 있다. 박 대행은 기회가 될 때마다 "빠르고 순발력 있는 선수들에게 작전을 쓰겠다"는 뜻을 확실하게 밝히고 있다.

꼭 번트가 아니더라도 상황 상황에 따라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실제 야구에서도 벤치의 작전에 의한 움직임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KIA는 올 시즌을 어떤 식으로건 박 대행에게 맡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으로는 박 대행의 야구가 곧 KIA의 야구가 된다는 뜻이다.

남은 것은 선수들의 응답이다. 뺴어난 작전 수행 능력을 보여 주지 못한다면 박 대행의 야구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29일 경기에서도 두 차례의 번트 실패는 득점력 저하로 이어졌다.

작전의 옳고 그름은 결과론이다. 더 중요한 건 벤치에서 사인이 나왔을 때 선수들이 얼마나 이를 잘 이행하고 운영하느냐에 달렸다. 이제 답은 선수들이 내놓을 차레다.

감독이 교체되며 KIA는 새로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그리고 새로운 리더는 자신이 더 강하게 전략에 간여하겠다는 뜻을 야구로 보여 주고 있다.

답은 선수들이 얼마나 이 작전 야구에 적응하느냐에 달렸다. 아무리 좋은 작전도 선수들이 이행하지 못한다면 힘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KIA 선수들은 박 대행의 달라진 야구에 적응할 수 있을까. 아직 포기하기엔 이른 KIA의 야구이기에 그 궁금증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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