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요한 ⓒ유현태 기자
[스포티비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유현태 기자] FC서울의 주장 고요한은 이제 한시름 놓고 웃음 짓는다.

FC서울은 지난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14라운드에서 성남FC를 3-1로 꺾었다. 서울은 승점 28점으로 단독 3위에 올랐다.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가 나란히 승점 30점을 따냈지만 1경기 만에 역전도 가능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성남전 승리는 서울의 통산 K리그 500번째 승리로 기록됐다.

믹스트존에서 만난 고요한은 "500승 달성의 토대를 놓아주신 선수 분들, 감독님들께 감사드린다. 저 또한 16년 동안 이 팀에 있으면서 500승을 달성할 수 있어 영광이다. 600승, 700승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501승, 502승을 위해 달려가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최악의 부진을 딛고 일어선 결과다. 서울은 지난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떨어져 K리그2에 갈 뻔했다. 고요한은 "작년에 비해서 노력하고,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 저희가 더 좋은 경기를 펼쳐야 하는 단계인 것 같다. 감독님 말씀대로 도전자로서 한 경기씩, 저희가 강팀이라고 다른 팀은 약팀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한 경기씩 이겨나면 후반기엔 더 높은 자리에 있지 않을까 싶다"며 앞으로도 방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바닥을 확인하니 그 무서움을 안다. 고요한은 "지난해 절실한 마음이 생긴 것 같다. 좋은 선수들이 많으니까 해결해줄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우린 좋은 팀이라 항상 궤도에 올라올 거라고 개인적으로 생각도 많이 했다. 그런 경험(승강 플레이오프)을 하고 나서 다르게 생각하게 됐다. 절실하지 않고는 프로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만큼 냉정하다고 느꼈다. 시즌을 잘 준비하고 매 경기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도 종종 바닥을 확인하다는 것이 최용수 감독의 설명. 그 방법은 지난해 순위표를 확인하는 것이다. 고요한은 "(경기 전에) 미팅하고 오는데 저희 순위표를 화면에 띄운다. 보여주시면서 감독님이 '순위표 보면 어떠냐'고 하신다. 대답하는 게 작년보다 올라와 있어서 좋고 지난해같이 가긴 싫다. 모든 선수들이 인지하고 있다. 그래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즌 초반 서울은 결과와 별개로 내용에선 부족했던 것이 사실. 아무래도 지난 시즌 긴 부진으로 자신감을 잃었을 터. 고요한은 "1경기마다 위축되서 나가는 건 사실이다. 조금씩 바뀌긴 하지만 확 바뀌었다곤 생각하지 않는다. 1경기만 잘못해도 중하위권으로 떨어질 수 있는 순위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조금 위축됐던 것도 사실이지만, 선수 모두가 자신감을 갖고 경기를 하다보니 조금씩 변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진 패스, 원터치 패스, 삼자 패스는 감독님께서도 강조하셨다. 좋은 장면이 많이 나오다보니까, 선수들도 그런 움직임도 하고 선수들도 생각의 방식이 바뀌면서 경기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자신감도 생기고, 3자 움직임도 많아지고, 볼도 많이 받으려고 하고. 그런 점들이 자신감으로 보이는 것 같다"면서 최근 팀이 자신감과 함께 좋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의 좋은 분위기를 설명하는 상징적인 장면은 '골 뒤풀이'다. 모든 선수들이 서로 득점을 축하하고 기뻐한다. 고요한은 "사실 1골, 1골이 귀중하다. 페시치가 넣든, 알리(바예프)가 넣든 모두 기뻐해준다. 동진이가 데뷔골을 넣었는데, 주영이 형이랑 이야기를 많이 했다. 포항전에서 500승 달성을 못했다. 홈에서 할 것 같다. 네(박동진)가 골 넣고 내가 도움해서 20-20도 가입하고 장난 삼아 이렇게 이야기했다. 세리머니 하면서도 '형 말이 맞지?' 하면서 좋아했다"고 말했다.

서울의 반등에 팬들도 화답한다. 성남전은 평일 저녁에 열린 경기지만 무려 11291명의 관중이 찾았다. 고요한은 "항상 팬들이 없는 스포츠는 의미가 없다. 팬들이 많이 와주셔야 신나게 경기도 할 수 있고 엔돌핀도 돈다. 항상 팬들이 많이 와주셔서 신이 난다. 원정 경기에 가면 죽고, 그런 게 있다. 팬들이 많이 찾아와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3위로 우승권 팀들을 추격한다. 한 번은 치고 올라 갈 수 있을 것이란 것이 최 감독의 생각. 고요한 역시 "감독님이 어떻게 팀을 끌고 가실지는 모르지만, 저희 선수들은 1경기씩 지시하신대로 잘 따라간다면 감독님이 생각하시는 시기에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신뢰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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