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자가 지역민들을 향해 던진 지나친 농담 때문에 논란의 중심에 섰다. 곽혜미 기자 khm@spotvnews.co.kr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가수 홍자가 지역 비하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행사장에서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과한 농담을 하다가 도가 지나쳐 도민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 것이다.

홍자는 지난 7일 전라남도 영광에서 열린 법성포 단오제 개막식 무대에 올라 "'미스트롯' 후 전라도 행사는 처음 왔다. 송가인은 경상도 가서 울었다는데 그 마음을 내가 알 것 같다"고 운을 뗐다.

프로그램 방송 내내 경상도 출신 홍자와 전라도 출신 송가인으로 본의 아니게 지역을 기준으로 라이벌 구도가 형성되는 바람에 고충을 겪었던 두 사람이었다. 송가인 역시 이런 반응을 인지하고 있었기에 앞서 첫 경상도 행사 무대에서 팬들의 따뜻한 환대에 눈물을 보인 바 있다.

송가인과 같은 입장이 된 홍자는 눈물을 보이기보다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띄우려 했지만 판단 착오였다. 그가 "무대에 올라오기 전에는 전라도 사람들은 실제로 보면 뿔도 나 있고, 손톱 대신 발톱이 있고 그럴 줄 알았는데 여러분이 이렇게 열화와 같은 성원을 보내주시니 너무 힘나고 감사드린다"고 말했던 것이다.

들뜬 분위기 속 행사장 무대에 서다 보면 가수들은 종종 방송에서는 언급할 수 없는 수위 높은 농담을 할 때가 많다. 홍자 역시 이런 맥락에서 전라도 무대에 오른 경상도 사람인 자신의 입장을 섞은 지역색에 대한 농담을 가볍게 던지려는 의도였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송가인 역시 경상도에서 관련 코멘트를 했지만 환대를 받았기에 관련 코멘트가 문제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 실수였다.

그러나 송가인과 홍자의 코멘트에는 주체에 차이가 있었다. 송가인은 "경상도 분들이 저를 싫어하시면 어떻게하지 싶어 두려웠다"고 자신을 낮춘 반면, 홍자는 전라도 사람들을 무서운 존재로 묘사했기 때문에 오해가 더욱 커진 것이다.

이는 두 지역의 차이를 고려하지 못한 부분이기도 한데, 전라도 지역은 오랜 기간 비하 표현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지역이기 때문에 홍자의 경솔한 발언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었다. 특히 홍자는 경상도 사람으로서 전라도민이 느끼는 차별적인 발언 등을 겪어본 적 없는 입장이라는 점에서 무심결에 들떠 과한 농담을 던진 행동이 곱씹혀가며 거듭 비난을 받게 됐다.

다만 홍자의 잘못은 '무지'에서 온 경솔한 행동이지 지역비하를 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는 게 중론이다. 그는 현장에서 해당 발언에 이어 "전라도에 자주 와도 되겠느냐. 우리 외가는 전부 전라도다. 낳아준 분, 길러준 분, 다 내어머니듯이 경상도도 전라도도 다 나에게는 같은 고향이다"라고도 언급했다.

'경상도 출신 가수'라는 타이틀을 가진 가수로서 지역 감정이 좋지 않은 전라도 무대에 서게 된 떨림과 개인적인 가족관계 때문에 내심 전라도에 대해 갖고 있던 친근한 감정 때문에 수위 높은 농담을 던졌으나 홍자가 경상도 출신이기 때문에 듣는 입장에서는 더욱 마음 상하는 코멘트로 논란이 된 것이다.

발언 이후 홍자는 자신의 과한 농담이 적절치 않았음을 깨닫고 "변명의 여지 없이 저의 실수이며, 경솔한 말과 행동으로 실망하셨을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러나 비난 여론이 과열되면서 확대해석으로 번져 오히려 홍자가 지역 비하 발언으로 전라도 사람들을 모욕했다는 식으로까지 왜곡되고 있다.

홍자의 말실수는 분명 경솔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으며, 전라도민들에게 진심어린 사과의 뜻을 전하고, 무심했던 지역감정에 대한 자신의 인식 역시 돌아보고 반성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관객들에게 친근감있게 다가가려는 의도로 던진 말실수 하나로 받기에는 욕설 등 지나치게 원색적인 비난들이 쏟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유독 연예인들에게 혹독한 도덕기준과 올바름을 요구하는 경향이 있기에 이번에도 이 발언 하나를 이유로 홍자의 은퇴까지 몰아붙이는 분위기다.

홍자의 실수를 두고 분위기에 휩쓸려 인신공격 및 지역 비하 발언으로 맞서기보다는 감정적으로 과열된 분위기 속 냉정하게 판단하고 홍자의 사과에 담긴 진정성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bestes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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