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반응, 희열 느꼈다"


▲ 영화 '기생충'의 박명훈 인터뷰. 제공|엘아이엠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유지희 기자]"다음에 또 한번 칸에 가면 되죠."(웃음)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 제작 바른손이앤에이)의 신 스틸러로 활약한 배우 박명훈은 11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 도중 긴장감을 내비치면서도 여유로운 유머를 잃지 않았다. 20년 간 걸어온 연기 인생의 관록과 '기생충'을 통해 성공적으로 첫 상업영화 데뷔식을 치른 설렘이 동시에 묻어났다.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레드카펫을 밟지 못해 아쉽지 않냐는 질문에도 능청스럽지만 배우로서의 꿈을 드러냈다.

지난 1998년 군 제대 후, 이듬해 연극 무대에 뛰어든 그는 배우의 업을 이어왔다. 다수의 연극에 출연하는 동시에 영화 '스틸 플라워'(2015), '눈길'(2015)', '재꽃'(2016) 등 작품성을 인정 받은 영화들에서 배우로서 존재감을 입증했다. 전작 '재꽃'에서 봉준호 감독의 호평을 받은 박명훈은 우연히 그리고 운명처럼 '기생충'을 만났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가족희비극. 봉 감독의 신작이자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박명훈은 '기생충'에서 박사장네 입주 가사 도우미 문광(이정은 분)의 남편 근세 역을 맡아 강렬한 존재감으로 영화의 반전을 이끈다.

극 중 스포일러 때문에 지난 5월 열린 칸 국제영화제 당시 레드카펫, 프리미어 현장 등에서 취재진을 피해 모습을 감춰야 했던 박명훈. 프리미어 당시에는 영화를 관람한 후 서둘러 뤼미에르 극장을 빠져나가 8분 간 이어진 기립박수의 영광을 누리지 못했다. 전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영화제로 꼽히는 칸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한 아쉬움은 없었을까. 

이날 박명훈은 인터뷰를 통해 "취재진 앞에 서지는 않았지만 레드카펫을 밟았다고 생각한다. 섭섭하기보다는 (반전을 주는 캐릭터라서) 짜릿한 마음이 더 컸다"고 전했다.

또한 극의 반전을 이끄는 인물로서 관객 반응을 직접 겪은 후에도 "짜릿했다"고 거듭 말했다.

"개봉 첫날 극장에 가서 조조로 봤죠. 개인적으로 우리 영화는 연극에 비유하면 1막과 2막으로 나뉘는 것 같아요. 초인종을 누른 후 2막이 시작되는 셈인데 관객분들이 제가 나올 때쯤 엄청 집중하더라고요. 소리도 지르고요. 저는 희열을 느꼈죠.(웃음) 모자를 푹 눌러쓴 채 가만히 앉아 조용히 웃었어요."

이어 "옆자리에 앉은 관객분에게 아는 척을 하면 기절할 수도 있을까봐"라고 너스레를 떤 후 "영화는 지금까지 5번 봤다"고 '기생충'에 큰 애정을 드러냈다.

봉 감독이 스포일러 자제를 직접 부탁하는 등 '기생충'이 스토리 노출을 조심하면서 극 중후반을 이끄는 박명훈에 대한 존재도 꽁꽁 숨겨져왔다. 박명훈은 '기생충' 출연 확정과 함께 현재까지 1년 가량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 활동도 중단하고 있다고.

박명훈은 영화 '재꽃'으로 들꽃영화상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후 게재한 마지막 사진과 글에 최근 관객들이 '기생충' 관련 호평과 응원을 남겨 뿌듯하다고 전했다.

'기생충'의 높은 흥행세와 함께 관객들에게 깊이 각인된 박명훈이 차기작에서는 어떤 캐릭터로 변신할지 기대를 모은다.

한편 '기생충'은 지난달 30일 개봉, 이날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 누적 관객수 721만6092명을 기록하며 12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스포티비뉴스=유지희 기자 tree@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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