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포수 전준호 ⓒ LG 트윈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LG 포수 전준호는 지난 8일 소원 하나를 이뤘다. 2017년 입단 동기 고우석과 세이브를 합작하고 싶다는 목표가 3년 만에 이뤄졌다. 8일 대전 한화전에서 3-2, 1점 차 승리를 지켰다.

어쩌면 이룰 수 없는 꿈이었을지 모른다. 전준호는 드래프트에서 가장 마지막 라운드에 LG 유니폼을 입었다. 막차, 언제 잊혀도 이상하지 않았다. 전준호 스스로도 "신인 때는 경기에 못 나갔다. 작년에도 거의 못 뛰었다"고 돌아볼 만큼 존재감이 크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상황이 달라진 것은 지난해 마무리 캠프부터. 공을 받을 포수가 부족해 전준호까지 캠프에 합류했고, 이때 코칭스태프의 눈에 띄었다. 이때 눈도장을 받은 덕분에 1군 캠프 명단에 포함돼 호주블랙타운부터 일본 오키나와까지 완주에 성공했다.

1군 캠프 완주는 곧 기회를 뜻했다. 다만 언제 올 지 알 수 없는 기회였다. 그런데 정상호와 유강남이 연달아 부상하면서 이성우 다음 순서 전준호까지 1군 엔트리에 포함됐다. 6일 잠실 kt전에서는 선발 라인업에 들기도 했다. 류중일 감독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송구가 좋더라"라고 칭찬했다. 

▲ LG 포수 전준호 ⓒ LG 트윈스
전준호는 "1군에 오니 숙소도 좋고 밥도 맛있고 좋다. 잘하는 선배들과 같이 야구하는 것도 행복하다. 지금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내고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8일은 버킷리스트 하나를 지운 날이었다. 2017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동기 고우석과 세이브를 합작하고 싶다는 꿈. 1점 차 접전이라 더 짜릿했다. 경기 운영도 과감했다. 김태균에게 커브를 던져 스트라이크를 잡는 예측불허 볼배합이 돋보였다. 고우석은 "사인은 (전)준호가 냈다. 준호에게 '내가 널 믿으니까 너도 날 믿고 사인 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전준호에게 당시 상황을 다시 물었다. 그는 "1군 와서는 (고)우석이 공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뭘 잘 던지는지 잘 모르는 상태였다. 본인이 제일 잘 알테니까 직접 물어봤다. 과감하게 던지자고 하고 경기했다"고 밝혔다. 

커브 사인에 대해서는 "캠프 때 (고)우석이 공을 받아봤다. 직구 슬라이더 위주로 던지는 투수이기는 한데 캠프 때 받아보니 커브가 괜찮았다. 그래서 써볼 만 하다고 서로 얘기했다. 김태균 선배가 슬라이더에 피하는 듯한 동작이 있어서 그때가 커브 타이밍이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7년에 LG에 지명된 뒤에 같이 마무리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정말 기분 좋았다. 딱 자기 전까지만 좋았다. 그 다음에는 다른 경기 준비해야 하니까"라며 밝게 웃었다. 

그러나 이 꿈 같은 시간이 영원할 수는 없다. 전준호는 유강남이, 정상호가 돌아오면 다시 퓨처스 팀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그게 지금의 현실이다. 전준호 스스로도 이 현실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 그는 "여기서는 따라가야 하는 위치라 배울 게 많다. 코치님들이 긴장 덜 하게 도와주셔서 즐기면서 하는 걸 배운다"면서 1군 경험을 바탕으로 더 나은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